혼자 걸어서 학교에 가 본 적 있나요?
혼자 걸어서 학교에 가 본 적 있나요?
  • 영광21
  • 승인 2013.09.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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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자 267 - ● 학교 가는 길(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 이지원 옮김 / 논장)

매일 자신의 일터로 향하는 샐러리맨의 시각은 똑같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학교가는 길에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뚜벅뚜벅 걸어서 학교에 간다. 아침 산책을 다녀오는 이웃집 아저씨고 만나고 치과와 꽃집, 가구점을 지나면 공원을 가로 지른다. 이쯤되면 슬슬 재미난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발걸음을 붙잡는 것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혼자 학교가는 길에 지켜야 하는 엄마와의 약속이 떠오른다. 깊은 상상에 빠지지 않고 낯선 사람도 따라가지 않고 길 건널 때 조심하며 한눈 팔지 않았는데도 지각할까 봐 다다다 뛰어 들어간다.

하굣길의 아이는 다른 길로 집에 간다. 야채가게, 생선가게, 경찰서, 연주회장을 지나 조심히 건널목도 건너고 재미난 일에 한눈 팔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와 동생이 반겨준다. 아이는 스스로가 대견하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그래픽만으로 아이의 정서를 담았다. 짧은 글 속에 발자국 하나만으로 아이의 심리를 그래픽 형식으로 단순하면서도 경쾌하게 그려냈다.

어린 동생 때문에 혼자 걷게 된 거리는 도전이고 세상이다. 혼자 걷는 길 위에 생각은 깊어지고 삶의 여유를 갖게 한다.

지선아
<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