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가시설 정책적 사회적 뒷받침 절실
무의탁고령자 돌보는 '복음의집' 겨울나기"매일 기저귀를 갈아주고 밥도 떠 먹여주기도 하나 기억하지 못할 때, 중풍으로 새벽에 갑자기 쓰러져 하루 2번씩 응급차가 다녀갈 때 또 아무리 정성을 쏟아도 점점 약해져 갈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군요."
9일 예고없이 영광읍 신하리에 위치한 '복음의 집'을 찾았다. 복음의 집은 현재 중풍 치매 거동이 불편한 무의탁고령자 등 14명과(남3 여11) 이들과 함께 숨쉬고 호흡하는 류난희 원장 가족과 사역자 1명이 살고 있다. 비인가 시설인지라 정책적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류 원장은 섬김과 사랑의 마음을 가득 담지 않고서는 이 자리에 서있기가 어렵다는 고백으로 말을 풀어갔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정말 건강이 좋지 못해요. 건강 때문에 가족과의 갈등의 상처를 안고 이곳에 오기도 하죠. 언제 어떻게 아플지 모른 분들이라 항상 긴장의 연속입니다."
류 원장은 지난 7월 이곳에 온 이후 단 한번도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본적이 없단다. 어르신들을 보살피는데 턱없이 부족한 일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점점 꺼져가는 생명에 대한 마음준비가 더 컷다.
"연말연시라고 특별히 다른 건 없어요. 어쩜 흥청대는 사회 분위기 속에 더 작아지는 느낌도 들죠." 이젠 지역 봉사 단체를 중심으로 조금씩 도움의 손길을 주기도 하지만 점점 각박해 가는 사회분위기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솔직히 '복음의집'에 대해 알리고 더 많은 도움을 구해볼까도 했어요. 하지만 이곳에 부모를 맡긴 가족들에겐 짐이 되겠다 싶어 그만두었죠. 또 함께 손맞잡을 사회일원으로 보기 보다는 가려져야 할 것처럼 인식되는 설익은 시선들이 두렵기도 했구요."
류 원장은 우리 미래의 자화상일수 있다며 이 겨울 사회적 관심이 많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비인가시설에 대한 정책적·제도적인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사진 이쁘게 찍어 줘. 아 그래서 위에 따뜻한 옷 하나 구할 수 있었으면 한디." 한 할머니가 불쑥 던진 말이 아직 귓전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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