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 사서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자 난감한 질문이 “책을 참 많이 좋아했나 봐요”라고 한다.
“저는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진로를 고민하다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으나 사서가 됐어요.”
너무 솔직한 답변에 본인도 머쓱한 듯 그녀는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듯 즐거운 표정으로 말하는 너무나(?) 솔직한 영광공공도서관 류미현 사서.
그녀는 영광공공도서관이 새로 신축해 옮기면서 영광으로 발령받아 오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서로 20여년 넘게 일한 류씨는 지난 3월 도서관 분야의 최고의 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도서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류미현씨는 “사서로 오랫동안 일하다보니 그동안의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아서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며 “상을 받고 나니 새삼 ‘아, 내가 이런 일들을 하는 사서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환하게 웃는다. 누구나 오랫동안 일하다보면 처음의 마음을 잊게 되는데 상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을 돌아보게 됐다고.
또 요즘은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보다 많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 하고 이를 충족시켜주길 바라기 때문에 업무의 성격도 많이 달라지고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고 조용하게 공부를 하는 곳이었다면 지금은 책을 보고 느끼고 행동하게 하기 때문에 왁자지껄하다.
영광공공도서관도 계절마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내용의 평생강좌를 열고 원화전시, 작가초청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류씨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보다 문화를 즐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도서관도 여기에 맞춰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의 도서관의 역할은 그 중요도가 훨씬 더 큰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도서관이 문화의 장으로 변해가면서 이 때문에 종종 이용객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류씨는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소음이 발생하는데 몇몇 이용객들은 이해를 잘하지 못해 난감할 때도 많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외국은 우리나라보다 도서관 문화가 훨씬 발달해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사서로 근무하며 도서관을 이용하는 일 뿐만 아니라 먼저 인생을 살아온 사람으로 멘토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한다고.
류씨는 “우리는 지역이동이 많아 조금 어렵지만 가능하다면 오래도록 때로는 도서관 이용 도우미가, 때로는 인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친구가 되고 싶다”고 환하게 웃는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