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편히 농사 지을수 있게 배수펌프장 설치 간절”
“맘 편히 농사 지을수 있게 배수펌프장 설치 간절”
  • 영광21
  • 승인 2013.10.04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4 - 군서면 가사1리 정은진 이장

“오늘 경로회의에는 딱 두분만 못 오시고 모두들 참석해 주셔서 어느 때보다 출석률이 좋습니다. 바쁘신데 특별히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하고 회의 잘하고 차린 것은 없지만 맛있게 식사도 하시길 바랍니다.”
군서면 가사1리(이장 정은진) 마을회관에서 경로회의가 한창이다. 마침 가을비가 내려 많은 주민들이 마을회관을 가득 채웠다. 마을회관 바로 앞 등나무가 멋진 그늘을 만들고 있는 마을쉼터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정은진(65) 이장은 “우리 마을처럼 주민들간에 사이가 좋고 단합이 잘되는 마을이 없을 것이다”고 한껏 자랑한다.
지난해부터 마을대표를 맡고 있는 정 이장은 오랫동안 살아온 고향마을을 위해 열정적으로 마을살림을 살피고 있다.

가사1리의 원가사마을에는 55가구 17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논이 넓고 밭 면적은 좁은 것이 특징으로 주민들은 주로 쌀과 보리농사를 짓고 밭은 각 가정에 필요한 것들을 심는 텃밭 정도가 전부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가사1리는 지금은 일제강점기때 한자 뜻이 바뀌어 더할 ‘가’에 모래 ‘사’를 쓰지만 예전에는 선비가 많이 사는 선비마을이라 해서 아름다울 ‘가’와 선비 ‘사’자를 써 가사마을이라고 불렸다. 향담산에 둘러싸인 가사1리의 풍경과 터가 그만큼 좋았다는 뜻이다.

한 마을주민은 “향담산과 우리 마을의 모습이 ‘소가 누워서 들판을 내려다 본 것과 같다’고 해서 ‘소선국’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마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도지정문화재 215호로 지정된 회화나무도 마을의 큰 자랑이다. 마을주민들은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회화나무에서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정 이장은 “당산제뿐만 아니라 마을회관 앞에서는 쥐불놀이도 하는 등 마을의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한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매년 여름에 폭우가 쏟아질 때면 농경지가 침수돼 주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올해에는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지 않았지만 해마다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올해 7월에도 200mm에 육박하는 폭우로 일부 논이 3일 동안이나 물에 잠겼을 정도.

한 마을주민은 “벼가 한번 침수되면 벼잎마름병 등 각종 병충해에 걸려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한탄했다.
해년마다 침수피해가 있어 관청에 배수펌프장 신설을 요청했지만 예산부족을 이유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정 이장은 “물이 빠질 길이 없어 이를 퍼낼 수 있도록 배수펌프장을 신설하는 것이 우리 마을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이다”며 “예산을 확보해 여름이면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주민들이 마을회관을 자주 이용하는데 건물이 오래돼 여기저기 물이 새는 등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많아 보수공사가 시급하다”고 덧붙혔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정 이장은 “이장으로 일하는 동안 쥐불놀이, 당산제 등 마을의 전통을 잇는데 노력할 생각이다”며 “아주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명맥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