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즐겁게 지내니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지”
“날마다 즐겁게 지내니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지”
  • 영광21
  • 승인 2013.10.1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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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모실경로당<홍농읍>

“이 마을의 여자들이 기가 세다고 해서 안모실이라고 한갑서~”
홍농읍 진덕4리에 위치한 안모실경로당(회장 오기춘 사진)에 모인 어르신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곤 이내 “우리 마을에 남자들이 거의 없고 여자들만 살고 있어서 농담으로 한 말이다”며 손을 젓는다.

안모실경로당은 진덕4리의 안마을이라고 해서 안모실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 마을은 15가구 정도만 거주하는데 그마저도 남자어르신들이 거의 없어 주로 여자어르신들만이 경로당을 지키고 있다.

한 어르신은 “다 노인들이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은데 부녀회장이 젊으니까 무슨 일이든 나서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며 “텔레비전이 안 나온다 하면 와서 고쳐 주고 고마운 사람이다”고 말한다.
어르신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최순덕 부녀회장은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는 만능 재주꾼이라고. 최순덕 부녀회장은 “우리 안모실경로당 어르신들은 날마다 같이 밥도 해먹고 놀기도 하는 등 즐겁게 사니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고 자랑한다.


그녀의 말처럼 경로당 회원들은 한 여름에도 경로당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한다. 그래서 정부에서 지원받는 쌀으로는 부족해서 사다 먹어야 할 정도.
한 회원은 “쌀도 조금 넉넉하게 지원해 줬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경로당에 운동기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경로당마다 으레 1대씩은 있는 안마기계조차도 안모실경로당에는 없기 때문이다. 운동기구만 있다면 날마다 운동하고 싶다는 것이 어르신들의 공통된 바람이기도 하다. 안모실경로당은 한빛원전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아들, 손자뻘의 한수원 직원들이 한번씩 다녀갈 때면 라면이나 과일 등을 잔뜩 사오지만 그보다 말벗이 돼주는 것이 가장 반갑다고.
오기춘(64) 회장은 “읍사무소, 농협, 군청 등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항상 우리들을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한번씩 찾아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회원들은 벽에 걸린 액자를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 액자 속 사진에는 얼마전 갑자기 세상을 떠난 고 김용호 이장이 환하게 웃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논에 나갔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는 그를 생각하며 어르신들은 “세상에, 아직도 꿈만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직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어르신들은 “좋은 사람이니 좋은 곳으로 잘 갔을 것이다”며 갑자기 떠난 그를 그린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