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국정감사가 국민을 편하게 하는 지름길
철저한 국정감사가 국민을 편하게 하는 지름길
  • 영광21
  • 승인 2013.10.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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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들이 지난 대선 때 트위터에도 선거 관련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여당 후보를 띄우고 야권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무려 5만5,000여건이나 된다고 한다.

민주당은 댓글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한다.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직원이 올린 것이 2,000여건으로 지나친 과장이라고 주장한다. 그것도 특별수사팀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밝혀낸 것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런 혐의를 인정해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검찰이 인정한 혐의가 이 정도라면 여당이라고 무조건 국정원을 옹호할 단계는 뛰어 넘었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특별수사팀장이 물러난 과정도 석연치 않다. 검찰 지휘부는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등 절차를 어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사자인 특별수사팀장은 지검장에게 수차례 보고했으며 외압이 있었다고 상반된 증언을 했다.

검찰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런 때일수록 엄격한 절차도 중요하지만 성역없는 수사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검찰 지휘부가 할 일이 아니겠는가?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간다. 그렇지만 정상회담 대화록 유출부터 군 사이버 요원의 선거개입 의혹까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의혹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선거 판세를 좌우할 정도가 아니라는 말로 흐지부지 넘어갈 수는 없다. 검찰의 독립적인 수사와 법원의 공정한 재판으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합당한 단죄가 이뤄져야만 한다.

보수진영도 더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국정원 선거개입사건 논란이 열달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새로운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국정원 직원이 야권 정치인에 대한 비방 글을 5만여건이나 트위터에 올렸다는 것이다.

그간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을 두고 침묵하던 보수언론도 못 이기는 척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이처럼 보도 태도에 변화를 보인 이유는 국민의 여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 댓글에 이어 트위터를 통한 여론조작 시도까지 드러나면서 선거개입 사실이 더 명확해졌기 때문에 마지못해서 보도 태도를 바꾼 것이다.

대표적인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는 기사를 통해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만 10개월이 지났지만 정치권은 다시 작년 대선과 관련된 이슈로 시끄럽다”며 “여야 모두 민생, 정책 국감을 외치며 국정감사를 시작했지만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과 윤석열 검사의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확대 등 굵직한 이슈가 터지면서 ‘대선 연장전’으로 회귀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다소 수그러지긴 했다 해도 여전히 여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사회가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엉뚱한 행보만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선 개념이 너무나 모호하다. 비유하자면 배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는 말이다. 아주 애매모호하다. 창조경제가 뭔지도 모르는 것 같고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상식조차 없는 것 같다.

정부의 부처에서 기존에 하던 사업이나 직위에 마구잡이로 ‘창조’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통령이 강조하니 뭔가 하기는 해야겠는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으니 생기는 현상 아니겠는가. 이러다 막대한 돈과 시간만 투자하고 유야무야되는 악습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여권에서조차 나오는 이유다. 여야를 떠나서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에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늘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 눈이 있기 때문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