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내가 제일 잘 알아!” 사춘기 아이뿐 아니라 갈등을 겪는 어른도 하는 말이다.
아이가 거울 앞에 한참을 웅크리고 앉아있다. 살며시 고개를 들다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혼자 심심하고 외로웠던 아이는 슬그머니 일어나 거울 앞으로 다가가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자신과 똑같이 따라하는 거울속의 자신을 보면서 아이는 즐거워진다. 그러다 나와 거울속의 나는 책 가운데로 쏙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두 아이는 서로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여러번 다시 시도해 보지만 거울속의 나는 다른 모습이다. 글 없는 그림책으로 목탄의 질감과 하얀색의 여백은 독자의 호흡을 느리게 하고 생각의 깊이를 더 하게 한다. 또한 노랑과 주황의 세련됨이 더욱 판타지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나와 거울속의 아이는 모든 대상이 된다.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수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자신의 심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 내 안의 나를 만나러 글 없는 그림책을 펼쳐보자.
지선아<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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