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 반갑게 전화를 받는 백수읍 천마2리 조성용 이장. 백수읍사무소 옆으로 난 길로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 달려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조 이장은 “우리 마을은 백수읍사무소가 있는 천마1리를 지나 신상마을부터 금자마을까지 2㎞가 넘는 거리에 주민들이 분포돼 살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런데 조 이장의 얼굴이 유난히 낯익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영광종합병원을 비롯한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영광종합병원 간병사모임의 봉사단체인 한마음회 회장을 8년간 맡기도 했던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을 그만두고 마을주민들의 추천으로 3년째 마을의 이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증조부 때부터 살았고 자신의 탯자리이기도 한 이곳 천마2리에서 오랫동안 살아오며 슬하에 2남3녀를 두고 있다.
조 이장은 “건강이 좋지 않아 서울지역에 사는 자식들이 병원도 다닐 겸 함께 살자 하는데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 많지 않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천마2리는 신상, 조망, 금자 3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으며 65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큰 마을을 이루고 살기보다 대절산을 주변으로 넓게 분포돼 있다.
조 이장은 “옛날에 어른들이 길가에 있는 마을은 도적떼 등의 피해를 많이 보는데 우리 마을은 산중에 있어 그러한 피해가 없어 복받은 마을이라고 하기도 했다”며 “공기도 좋고 사람이 살기에 좋은 마을이다”고 자랑한다.
이어 “대절산에서 태운 쌀이 나오기도 하는데 절에 찾아오는 손님 수만큼 쌀이 나오는 아궁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동자승이 쌀을 더 많이 얻기 위해 불쏘시개로 쑤셨다 해서 까맣게 탄 쌀이 나온다고 어른들이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며 “사실은 6·25때 군인들이 떠나면서 쌀을 지고 떠날 수 없자 적군의 식량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태우고 떠난 것이라고 한다”고 웃는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마을주민들의 가장 큰 소망은 마을까지 버스가 들어오는 것이다. 백수읍사무소에서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야 마을이 나오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주민들이 소재지나 영광읍으로 나갈 때면 택시를 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한 마을주민은 “제발 우리 마을에도 버스가 들어왔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다들 나이가 많아서 아픈 곳이 많아 날마다 병원에 나가는데 그때마다 택시를 이용하자니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조 이장도 “우리 마을이 살기는 좋은데 교통이 불편한 것이 가장 어려우니 하루에 딱 한번만이라도 버스가 드나들어서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조 이장의 또다른 바람이 있다면 마을에 경로당이 건립되는 것이다. 마을에 경로당이나 회관이 없어 마을회의 등을 조 이장의 집에서 열고 있기 때문이다.
조 이장은 “마을주민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경로당 건립이 절실하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