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 고향을 알리는 일을 해 기뻐”
“작가로서 고향을 알리는 일을 해 기뻐”
  • 영광21
  • 승인 2013.11.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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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자 / 동화작가

“긍정적인 동화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키워줘야 해요. 아동문학이 어린이를 키웁니다.”
홍농출신인 이성자(65) 동화작가의 말이다. 경찰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일찍이 고향을 떠났지만 고향에 대한 애착이 깊어 영광군을 소재로 한 동화를 쓰고 있다는 그녀를 만났다.

이성자 작가는 “우리 영광지역에 이야기거리가 많아서 동화로 재조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비록 어린 시절 타지로 이사를 갔지만 할아버지때부터 홍농읍 월암리에서 살아오셨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깊다”고 영광을 찾은 이유를 설명한다.

또 초등학교 교사로 홍농지역에서 5년여 동안 근무한 경험이 고향을 그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성자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따뜻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동화작가라는 사명과 그녀의 삶의 경험들이 동화를 따뜻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결혼후 학원강사로 일했던 그녀에게 동화작가가 된 것은 운명 같은 일이었다.

이 작가는 “40대 중반의 나이에 갑자기 저혈압으로 쓰러졌는데 병원에서는 가족에게 죽음에 대해 준비를 하라고 해서 시어머니가 ‘아가 니가 일어나기만 하면 하고 싶은 일 원없이 해주게 해 줄테니 살아만 다오’라고 빌었다고 하더라”며 “그때 내가 이상하게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는데 도통 뜬금없이 그 정신에 글을 쓴다고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작가가 된 것은 나의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한다.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긴 그녀는 광주대와 명지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고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동화작가가 된 이후 광주대와 광주교대 교수 등 아동문학가로서 탄탄대로를 걷는다. 4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시작한 것 치고는 운이 꽤 좋았던 셈이다.

그녀가 쓴 동화도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고 초등학교 교과서 등에 시와 동화가 실리기도 했다. 또 출판사와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 근현대동화작가 100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녀의 동화는 소외받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갖게하는 등 모성성과 포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가는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항상 ‘어린이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닌 어린이를 위하는 이야기를 써줘라’고 강조한다”며 “따뜻하고 긍정적인 동화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동화작가의 역할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20여년동안 아동문학가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며 고향에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위해 열심히 준비중인 이성자 작가는 “작가로 고향을 알리고 고향에 대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며 “영광굴비를 소재로 한 동화의 완성을 시작으로 앞으로 몇년간은 고향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가족의 사랑과 함께 아이에게 스스로 커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그녀의 책과 함께 온 가족이 따뜻한 겨울을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