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결혼해도 자신의 꿈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엄마’가 된 많은 여성들이 대개 ‘자식’을 꿈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그게 자의든 타의든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들어본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돼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꿈을 고민하고 앞길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잠시 접어둔 내 꿈을 언제 어떻게 펼칠까 항상 함께 고민하는 (사)민족미술인협회 영광지부(이하 민미협) 회원들이다.
특히 회장을 맡고 있는 장윤숙(38)씨의 그림과 꿈에 대한 열정은 초면인 상대방에게도 충분히 느껴질 만큼이나 뜨겁다.
장윤숙씨는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모교인 군남초등학교에 미술부가 있었는데 당시 담당 선생님께서 열의를 가지고 우리에게 그림을 배우게 했다”며 “그 영향으로 방학 때마다 광주로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미술을 전공하게 된 것 같다”고 기억을 더듬는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그림솜씨를 자랑했다. 양복점을 운영했던 아버지와 미용사였던 어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은 모양이다.
광주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종이공예 등을 익혀 영광문화원 종이접기 강사로 출강하기도 했고 기독신하병원에서 정신치료중인 환자들에게 종이접기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했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천시립대 산업디자인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남부럽지 않게 공부했음에도 배움에 대한 그녀의 갈망은 끝이 없다. 오히려 점점 더 커져갔다.
장씨는 “현재 교육청에서 방과후교사로 군남초 등에 순회교육을 나가고 있는데 집안 일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내 꿈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다”며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조바심이 나고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고 털어놓는다.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갖게 되면서 생활이 안정되기는 했지만 언제나 그림을 더 배우고 싶다는 그녀.
그래서 마음과 꿈이 비슷한 사람들이 만나는 민미협 활동을 더 열심히 하는지도 모른다. 일과 가정, 협회의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에 조금 힘이 들지만 회원들과 작품전시회, 상사화축제에서 상사화꽃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장씨는 “여건이 된다면 다른 지역의 유명한 벽화마을처럼 영광지역에도 우리들의 재능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일도 한번쯤 해보고 싶다”며 “가능하다면 회원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환하게 웃는다.
현실이 꿈을 잊게 하는 각박한 세상살이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장윤숙씨와 민미협 회원들의 멋진 꿈을 언제나 응원하고 싶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