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275 - ● 나에게 일어난 일을 다 말할 거에요(아너미 베르부룩스 글·그림 / 지명숙 옮김 / 뜨인돌어린이)

부모라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있다. 아동 성폭력이다.
작고 어린 새는 엄마 아빠가 지어 준 포근하고 안전한 집에서 살고 있다. 엄마 아빠는 아기새에게 먹잇감을 나르느라 분주하다.
혼자 있게 된 아기새는 절대로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둥지 밖으로 나온다. 그때 세상 구경에 정신없는 아기새 곁으로 덩치 크고 새까만 까마귀 한마리가 날아와 아기새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아프게 한다. 그리곤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엄마에게 흉측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협박을 하고 날아가 버린다.
그 후로 아기새는 혼자 웅크리고 앉아 잠도 이루지 못한다.
아기새가 빨리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로 어른들의 대화법이 문제이다. ‘~하지마, ~따라 가지마’라는 부모의 말은 아이의 탓으로 돌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성폭력은 아이와는 상관없는 범죄이다. 무엇이 잘못된 행동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인지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리 아이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또한 성폭력의 후유증이 여자에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삶을 힘들게 하는지 인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지선아<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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