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장이 시끌벅적한 하교시간 영광초등학교 학습도움실에서 특수교육교사인 고경미 교사를 만날 수 있었다. 보통 예전에는 ‘특수반’이라고 불리던 것을 지금은 학습도움실이나 통합지원실로 불리고 있다는 설명을 그녀에게 들을 수 있었다.
고경미 교사는 “이곳을 찾는 대상 아동들이 조금 다를 뿐인데 ‘특수반’이라고 하면 특수하다는 편견을 갖게 할 수 있어서 요즘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며 “대상 아이들이 평소에는 각자 교실에서 공부하다가 특정과목에 어려움을 겪을 때 찾아 공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부족한 부분을 공부해 나가는 곳이다”고 설명한다.
고 교사는 영광초등학교를 비롯한 백수초등학교 등 영광지역 초등학교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다. 어린 시절 복지시설에서 일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특수교육교사의 꿈을 키웠다는 그녀. 앳되고 여리기만 할 것 같은 그녀는 의외로 무서운 선생님이다.
고 교사는 “아이들이 비장애인과 섞여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므로 마음이 아프더라도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큰 변화를 바라기보다 더디더라도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얼마 전 영광초등학교에서 학예회가 열렸는데 아이들이 한 박자씩 늦더라도 제법 따라하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러웠다고.
고 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세상의 편견과 싸우고 이를 극복하는 일이다. 예전과 다르게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지금도 대상 아동들을 피하고 놀리는 아이들이 많아 대상 아동들이 상처를 받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고 교사는 “많은 학교에서 장애인이해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론적인 교육에 그치다 보니 아이들이 이론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차별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모두 예비장애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장애인들을 조금 다를 뿐이고 함께 가는 인격체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서적 공감을 끌어내는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직접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그녀에게 대상 아동들 한명 한명이 모두 자식처럼 애틋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졸업후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아이들의 소식을 듣는 것이 가장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아동들이 초등교육에서 멈추지 않고 꾸준히 사회에서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바람이기도 하다.
고 교사는 “특수교육교사 한명의 역할만으로는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해 나갈수 있게 교육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지역사회와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이들이 진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