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고 재미있어요.”
영광군에서 관내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성역량교육의 손글씨교실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명란(41) 강사.
“얼마 전에 만들었다”며 수줍게 내민 아기자기한 분홍색 명함에도 설레임이 묻어있는 듯하다. 그녀는 이번 강좌를 통해 손글씨 강사로 첫발을 내딛은 초보강사이다. 그러나 법성중학교 방과후교실에서 가죽공예 수업을 맡고 있는 등 솜씨만큼은 예사롭지 않다.
그녀의 솜씨가 더욱 특별한 것은 바로 영광지역에서 실시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손글씨를 비롯해 비즈, 퀼트, 가죽공예 등을 배우고 자격증을 획득했다는 것. 결혼후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활하다가 다양한 강좌를 찾아다니면서 배웠다고.
김씨는 “영광군과 영광공공도서관 등에서 열리는 강의를 찾아다니면서 배우고 이미 들었던 강의라도 다른 강사선생님이 강의하면 또 듣곤 했다”며 “똑같은 강의를 여러차례 듣다보니 무작정 배우는 것을 끝내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운이 정말 좋아서 강사로도 활동하게 됐다”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학창시절 각종 공예 등을 학교에서는 배울 기회가 거의 없어서 직접 책을 구입해서 혼자서 책을 보며 공부할 정도로 유난히 만들기나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김씨는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녀가 출강하게 되기까지 단순히 운이 좋았기보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자가용이 없어서 거주하는 홍농읍에서 영광읍까지 버스를 타고 다니지만 아직까지 불편하거나 번거롭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또 5살배기 아이가 있지만 남편이 강사로 활동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고 도와주는 덕분에 마음도 든든하다.
김씨는 “남편이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아내가 강사로 활동하게 됐다’고 자랑하고 다닌다”며 “15살, 5살 두 아이의 엄마로 자녀교육과 집안일도 신경 써야 하고 수업준비도 해야해서 정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이 또한 즐거운 스트레스일 뿐이다”고 말한다.
이어 그녀가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영광군과 이제는 동료이자 은사가 된 손글씨 강사들에게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김씨는 “여러 강의를 들었지만 선생님들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실력도 늘었다”며 “나도 그들처럼 내가 아는 것을 수강생들에게 아낌없이 전해주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