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파탄시키는 종북몰이
국가를 파탄시키는 종북몰이
  • 영광21
  • 승인 2013.12.0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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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벌어지는 ‘종북몰이’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여당과 청와대는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표현하기만 해도 종북이라고 몰아친다. 박근혜정부의 ‘신공안정국’은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종북몰이’로 대변된다.
갖가지 사회 현안을 종북이라는 일정한 틀에 가둬 묻어버리는 구조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이든 복지정책 확대든 정권에 불리한 현안은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으로 해결한다. 정권의 정국 통제를 위한 종북몰이를 만능열쇠로 사용하고 있다.

울분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뛰어나온 시민단체의 주최로 계속된 국정원 사건 관련 촛불집회도 종북세력으로 내몰렸다. 시민들은 국정원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종북이라는 낙인뿐이었다.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정권의 골칫거리였던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잠재우는 데 이 종북몰이를 이용한 것이다. 국정원 사건을 정면으로 맞서며 반박하는게 아니라 종북몰이를 이용한 사건으로 국면 자체를 새롭게 전환하는 측면돌파방식이다.

프랑스 파리 교민의 촛불집회를 놓고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보여준 발언들도 같은 맥락이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의 모습) 그걸 보고 피가 끓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 것”이라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협박까지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종북몰이로 공약 파기에 대한 비판여론마저 휩쓸어 버렸다. 지난 7월부터 재정난을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기초노인연금 공약이 후퇴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민주노총을 포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도 대통령의 무상교육 공약, 공공부문 민영화, 쌍용자동차 사태 관련 국정조사, 민생공약 등의 뒷걸음질에 연일 쓴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 역시 종북 틀에 갇혀 퇴색되고 말았다. 보수단체와 새누리당은 복지정책 확대를 주장하던 시민사회에 오히려 종북의 굴레를 덧씌웠다. 특히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한 검찰수사가 지난달부터 속전속결 시작돼 논란은 더해졌다.

보수단체의 고발부터 압수수색까지 단 3일가량이 걸릴 정도로 이례적으로 빠른 수사라는 평을 받았다. 대통령을 비판하면 종북이라고 칭하고 검찰수사로 압박하면서 논란을 잠재우는 시나리오로 볼 만하다. 이 과정에서 보수언론의 역할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일부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의 보도는 종북 비판 보도로 도배했다.

각종 의혹은 증폭되고 공약은 후퇴했지만 제대로 된 소통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도 국정원 사건과 공약 후퇴와 관련해 국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대부분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준비된 발언만 들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사회의 갖가지 산적한 현안은 국민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종북몰이와 한 방향 소통으로 현안들을 빨아들이는 ‘박근혜식 신공안정치’에 대해 우려가 높은 이유는 바로 이런 구조 때문이다.
문득 얼마전 개그맨 김제동이 한 말이 가슴을 파고 든다. “저는 종북이 아닙니다. 경북입니다”라는 말은 우리 사회의 아픔을 정확하게 희화화한 것으로 보인다. 만감이 교차한다. 제발 대통령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공부하길 바란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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