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신 분들께 미안하고 감사해”
“도와주신 분들께 미안하고 감사해”
  • 영광21
  • 승인 2013.12.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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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균 / 전부군수

“앞으로 공직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판단하고 결과를 통보해 주는 수동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퇴직하기까지 40년 가깝게 공직생활을 한 선배 공직자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심어린 조언이다.
그는 반가운 얼굴 정화균(63) 전부군수. 묘량면 영양리 출신으로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3급 고위 간부공무원으로 퇴직했지만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누구보다 공무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소통했다고. 그래서 영광지역에서 2004년부터2006년까지 부군수로 재직하다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아 떠나는 길에 후배 공무원들이 공로패를 전달하기도 한 최초의 부군수로 남았다.

정 전부군수는 “원래 공무원들은 자기 고향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나는 군청에서 실과장으로도 일하고 부군수로도 근무해 보는 등 운이 참 좋은 사람이다”고 말하며 웃는다.
전남도청 등에서 주로 일하다보니 공직생활을 하면서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있었지만 긴 세월에도 고향사랑은 색이 바래지 않았다.

이 특별한 고향사랑은 그를 명예퇴직후 2008년 영광군수 보궐선거로 지방정치에 뛰어들게 했다.
정 전부군수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고 해남지역에서 부군수로 재임하던 때 군수권한대행을 하며 군정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어서 당시 민주당 경선에 뛰어 들었다”며 “당시 얼굴을 알리러 다니는데 불갑지역에서 만난 한 할머니께서 ‘내가 왜 당신을 찍어야 하는지 말해보라’고 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할머니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그는 “여러 후보중 누군가를 찍어야 한다면 제가 아니어도 좋으니 가장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이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셔 본선출마는 좌절됐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생각이나 자신이 너무 이상적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 본다”고 말했다.


덤덤하게 말을 이었지만 경선탈락은 그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공직자로 끝까지 남고 싶었던 그가 정년퇴임을 불과 몇년을 앞두고 명예퇴직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를 도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빚이 남아서다.

정 전부군수는 “믿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차마 인사를 못했는데 이렇게 인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송구스럽지만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을 잃지 않고 항상 기억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