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승룡(해룡고) 글짓기 김도희(홍농초) 대상 등 80여명 수상 영예
그림 이승룡(해룡고) 글짓기 김도희(홍농초) 대상 등 80여명 수상 영예
  • 영광21
  • 승인 200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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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문화원 주관 지난달 묘량 효동마을에서 1천여 학생 참가
영광문화원(원장 조남식)이 영광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관·주최한 제32회 옥당문화제 글짓기 그리기대회 결과 글짓기부문에서 ‘그런 항아리’를 쓴 홍농초 김도희(5) 학생, 그리기부문에서 해룡고 이승룡(2) 학생이 종합대상을 차지했다.

9일 문화원은 지역문화 창작활동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달 20일 묘량면 효동마을에서 실시한 제32회 옥당문화제 심사결과 김도희 이승룡 학생이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글짓기 부문에서 금상 은상 동상을 30여명, 그리기 부문에서 50여명의 학생이 선전된 것을 비롯해 다수의 입선자가 배출됐다. 영광문화원은 선정작품을 이달 하순까지 문화원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다음은 각 부문별 대상 금상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 그리기 ▶ 대상 : 이승룡(해룡고 2) ▶ 금상 채 린(영광초 1) 채은아(영광중앙초 2) 임요한(영광중앙초 3) 박다훈(백수초 6) 정효진(법성포초 5) 정광하(불갑초 4) 신종숙(영광염산중 3) 최이슬(해룡고 2) ▣ 글짓기 ▶ 대상 김도희(홍농초 5)▶ 금상 이준호(대마초 1) 주보라(중앙초 4) 최성희(영광초 4) 박 훈(백수초 4) 윤소현(홍농초 4) 오세희(법성초 4) 박연성(영광염산중 3) 김유경(영광고 2)


제32회 옥당문화제 글짓기부문 수상작 ①


그런 항아리

대상(운문) - 김도희<홍농초 5>
자상하신 아버지의 등
듬직한 잿빛항아리속에
정다운 내 마음
포근히 포근히 새겨보아요.

예쁜사랑 졸졸졸 흐르는
마알간 항아리속에
예쁜마음 다정한 마음
곱게 끼얹고
소곤소곤 정다운 이야기
항아리속에 가득 담아 보아요.

나는 이 꿈
너는 저 꿈
우러러 나오는 푸른 꿈들
간직해 보아요.

마음 넓은 항아리
걱정거리 모두 담아주는
그 항아리
어디에고 발 뻗으면
다정하게 토닥여 줄 수 있는
그런 항아리예요.

자상하신 우리 아버지처럼
날 알아주는
그런 항아리이어요.
다 바랜 색이지만
다 늙은 항아리이지만
마음좋고 인심좋은
그런 항아리어요.


부탁이야

이준호<대마초 1> - 금상 동시
당산나무야 우리엄마 보고싶다.
당산나무야

아파도 나만 보면
웃던 우리 엄마

내동생 준근이랑 나만 놔두고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엄마
한번만 보게 해 줘

당산나무야
부탁이야



길게 뻗은 돌담길

김유경<영광고 2> - 금상
굽이굽이 길게 뻗은 돌담길 위로
세월의 깊은 한숨 나돌고
인생의 한면을 채워나가듯
그리고 인생의 경험을 쌓아가듯
그렇게 오늘도 돌 하나를 얹는다

빛이 바래져서 검게 변해버린
돌담사이로 허전함이 서린다

띄엄 띄엄 앞을 내다보며 걸어온
그래서 뒤늦게 알아버린
나의 미약함이 후회스러워서인지
다시 되찾고싶은 욕망때문인지
그것은 돌담만이 안다

미처 삶의 무게에 버티지 못하고
내려앉은 돌담길 위엔
무성한 풀만이 자리를 메운다

저 산 너머로 짙은 노을이 지면
돌담길 위로 싸늘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산등성이 할머니 등 위로 차가운 서리가 내린다

그렇게 하루만큼 돌담은 또 쌓인다



민중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지게…

박연성<영광염산중 3> - 금상 산문
우리가 지금까지 공존하며 살아오고 있는 이 사회가 급속한 산업화와 변동 때문에 이제 많은 것이 잊혀져 가고 변해 버리고 말았다. 세상 사람들 모두 빠른 것을 좋아하고 좀더 편한 것을 선호하지만 우리 옛 선조들을 생각하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통수단이 발달하여 우리나라는 KTX고속열차가 나와 대한민국이란 이 나라를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어 버렸고 지금도 많은 교통수단과 기술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을 것이다. 지게는 현대문명의 뒷켠에 쓸쓸히 자리잡고 있는 그런 하찮은 존재로 인식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민중들에게는 그 이상의 색다른 것이 이 지게에 담겨져 있지 않을까?

지게는 오랫동안 우리 선조님들께 많은 도움을 선사해줬다. 짐 때문에 오르지 못할 산길을 오르게 했으며 겨울을 날 쌀가마를 옮겨줘서 든든한 겨울을 보낼수 있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바로 우리들의 발 민중들의 발이 되어 주었다.

지금은 거의 지게의 정경을 볼순 없지만 아직도 민중들의 마음에는 지게가 영원한 재간둥이로 남아있을 것이다. 얼마전 농민들은 도탄에 빠지고 삶의 희망줄 마저 놓을뻔한 그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FTA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아쉽게도 체결되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시위를 하고 농작물을 갈아엎어 버리는 등 농민들의 연민과 격정이 가득 했었다.

이렇게 현대의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희생하는 그런 존재들이 점점 증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지게의 어색한 존재가 정말 아쉽다. 지금에 와서 지게의 역할을 대신해 경운기란 것이 얄밉게 지게의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지만 세상사가 그렇듯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어 둘 모두에게 이익이 가는 윈윈 전략이 이 세상에 어서 빨리 확립되어 나갔으면 한다.

현대에서 지게의 정겨운 모습은 점차 사라져 버리고 지게는 점점 과거 저 멀리로 밀려 나가는 것만 같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마저 이 급속한 사회변동의 장애물에 넘어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옛것을 지키고 우리것을 지키는 그런 좋은 사람으로 다시 회생하였으면 한다.

언제나 우리의 발이 돼주고 짐꾼이 되어준 지게는 영원히 그 모습을 지킬 것이다.
우리도 급속한 사회 변동의 희생양이 되지 않게 힘내서 용기내서 열심히 살아갔으면 한다. 이 지게가 문명의 희생양이 될 우리 인류를 예견한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