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읍어머니봉사대에서 활동하면서 많이 배우고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30년 넘는 봉사경력을 자랑하는 백수읍어머니봉사대 이정례씨가 겸손하게 말을 이었다.
백수읍어머니봉사대는 정기적으로 지역의 어르신들을 찾아 이·미용, 목욕봉사활동을 전개함은 물론 다문화여성 친정보내기, 어르신들 결혼식 올리기 등 다른 봉사대와 차별화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1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소외계층을 찾는 이들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가 더욱 돋보여 올해 영광군 자원봉사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한 일간지가 주최한 사회봉사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불갑면 출신인 이씨는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남편을 만나 백수읍 장산리로 시집왔다. 남편이 집안의 장남이었던 터라 시조부모와 시부모, 1남3녀의 자녀까지 4대가 한 집안에 살아야 했다. 그러나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거뜬히 20여마지기가 넘는 농사를 짓기도 했다. 조금은 투박하다 싶은 그녀의 손은 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농사꾼다운 성실함이 묻어난다.
농사일과 가정일을 챙기는데 몸이 두 개라도 부족했을 이씨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마을에서 새마을부녀회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다. 이후 영광군농가주부모임 회장을 2회 연임하는 등 활동을 하다 백수읍어머니봉사대의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봉사가 참 의미를 배우고 있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의 봉사인생도 전환기를 맞은 것. 하루하루가 바쁘지만 봉사활동을 다녀오면 피곤하더라도 활기가 넘친다는 그녀는 공을 남편과 시어머니께 돌렸다.
이씨는 “농사일이 많다보니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일을 마무리 해놓고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데 남편도 함께 일어나서 일을 도와준다”며 “시어머니 또한 며느리가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못 마땅할 만한데 ‘아프지만 말고 다니라’고 오히려 응원해 주신다”고 자랑한다.
이처럼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서 더 열심히 봉사한다는 그녀는 시어머니의 염려처럼 건강이 좋지 못하다. 한달에 한번 대학병원으로 주사를 맞으러 다녀야 하는 희귀병에 걸린 것.
이씨는 “예전부터 허리가 좋지 않았는데 허리수술을 앞두고 갑자기 움직일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서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꾸준히 병원을 다녀야하고 봉사활동을 하는데 불편하긴 하지만 정 힘들면 운전이라도 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못하는 핑계거리를 찾을라치면 3가지도 넘지만 “봉사활동을 하면 즐겁다”고 말하며 웃는 그녀는 게으른 우리를 스스로 되돌아보게 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이정례<백수읍어머니봉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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