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걸리는 고개에 자리한 우리마을 사랑방”
“구름이 걸리는 고개에 자리한 우리마을 사랑방”
  • 영광21
  • 승인 2013.12.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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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경로당<염산면>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기까지 한 겨울 염전의 모습은 다른 계절의 모습과 그 느낌이 색다르다. 길옆으로 넓게 펼쳐진 염전을 구경하며 도착한 운곡경로당(회장 서영환 사진). 바다와 염전이 어울어져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염산면 야월3리 운곡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마을 쉼터이자 어르신들의 사랑방이다.

“날마다 저 방에 여자들이 가득인디 오늘은 요상스럽게 다 어디 가버리고 없네~”
마을 입구에 자리한 경로당에 들어서자 넓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왼쪽방은 여자어르신들이, 오른쪽 방은 남자어르신들이 사용하고 있다. 여자어르신들은 싱크대가 있는 부엌에서 편안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 어르신은 “여자들인께 부엌방에서 놀제”라며 “저기서 맛있는 음식들을 몰래 다 해먹을 수 있으니 여기보다 훨씬 더 좋지”라고 웃음기를 가득 머문 농담을 던진다. 이 말에 다른 어르신들도 웃음보가 터졌는데 화기애애하고 활기가 넘치는 운곡경로당의 평소 모습을 엿볼수 있다.

운곡경로당은 1984년 처음 생겨 3차례에 걸쳐 새 건물을 신축한 전통이 있는 경로당이다.
서영환(77) 회장은 “경로당이 생긴지는 30여년정도 됐는데 이 건물은 3년전에 군에서 건축비를 지원받아 건립됐다”며 “회원은 30여명으로 날마다 20명 정도의 회원들이 나와서 함께 밥도 먹고 놀기도 하는 등 시간을 보낸다”고 소개한다.

운곡경로당은 옛날 가음도라 불리던 야월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 어르신은 “야월3리가 옛날에는 가음산이 있어서 가음도라 불리는 섬이었는데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됐다”며 “야월3리중에서도 우리 운곡마을이 가장 높아 ‘구름이 걸리는 고개’라고 해서 운곡이라 불리게 됐다”고 마을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유래를 들려준다.
이어 “옛날 사람들은 바다에서 먹고 살았는디 지금은 논밭이 꽤 많아져서 농사를 꽤 많이 짓는 편이다”고 소개한다.

운곡경로당에서는 해년마다 5월8일이면 각지에 흩어져 사는 향우들이 고향을 방문해 어버이날 행사를 연다. 이날은 서울이나 광주 등에서 사는 반가운 얼굴 4~50여명이 버스를 대절해서 고향을 찾아 식사를 함께 한다고.

서 회장은 “이장이나 부녀회 등 젊은 사람들이 경로당 살림에 항상 신경 써주고 경로당 회원들 또한 화합하고 남부럽지 않게 잘 지낸다”며 “아마 우리 운곡경로당만큼 모두들 사이좋고 행복하게 잘 사는 곳은 없을 것이다”고 자랑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