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온다고 해서 넓은 방에 보일러 뜨끈하게 넣어놨지.”
평소 난방비 절약을 위해 한 방에 모여 생활하는데 멀리서 찾아온다는 일행을 위해 일부러 난방을 해 놓은 훈훈한 방에 들어서자 어르신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또 예쁜 화분들로 아기자기 꾸며놓은 깔끔하고 넓은 구조의 경로당 안이 어르신들의 깔끔한 손길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효순(74) 회장은 “여자들만 사니까 더 깨끗하게 하고 살지”며 “아무래도 여자회원만 있다보니 더 편하고 즐겁게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장산여자경로당은 현재 장산1리의 월천, 하두마을의 여자 어르신들만 사용하고 있다. 일명 ‘금남의 집(?)’이라며 “남자들은 한 발도 못 들인다”고 농담을 던지며 까르르 웃음보가 터졌다.
경로당은 마을에서 마련한 부지에 2010년 군에서 건축비를 지원받아 건립됐다. 원래 장산경로당을 이용하다가 거리가 멀고 회원 수가 많다보니 특별히 여자경로당이 건립된 것.
장산경로당은 30여명의 회원이 1년 내내 쉬어가는 쉼터이다. 마을 주민들은 주로 벼나 고추 등 농사를 짓는데 한창 바쁜철에도 잠시 들러서 점심식사도 하고 낮잠도 자는 등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겨울철 회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회원들은 오전 10시면 하나둘 모였다가 저녁 5시가 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언제나 출퇴근 시간은 정확히 지킨다.
정 회장은 “날마다 모여서 TV도 보고 10원짜리 심심풀이 화투도 치고 자식들 이야기도 하고 할 것 천지다”며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렇게 많은 회원들이 자주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부족한 것도 많을 법 한데 “부족한 것 없이 넉넉하다”며 웃는 어르신들. 마을의 이석신 이장뿐만 아니라 조태형 전이장 등이 경로당에 부족한 것은 없는지 언제나 살뜰히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경로당이 언덕에 자리해서 겨울철에 눈이 오면 이 이장과 조 전이장이 고맙게도 트랙터로 눈을 전부 치워주곤 한다”고 칭찬한다.
또 쌀이 부족하면 한가마니씩 가져다 주기도 하고 백수읍어머니봉사대와 농가주부모임 등에서는 김장김치도 전해줬다.
따뜻한 손길들이 있어 어르신들의 마음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도 넉넉하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장산여자경로당<백수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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