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283 - ● 잠잠깨비(이연실 글·그림 / 반달)

키가 쑥쑥 자라기를 바라던 때가 있다. 사춘기 시절 이성에 관심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외모를 가꾸게 된다. 성장기가 멈추기 전에 쑥쑥 자라게 할 비법은 없는걸까?
새근새근 아이가 잠이들면 부스럭부스럭 깨비들은 바빠진다. 바로 잠잘깨비와 당당깨비와 쑥쑥깨비다.
셋은 사이좋게 짐을 나눠들고 꿀잠 꽃밭을 지나 드르렁 개울을 건너 소록소록 벗섯 숲길을 헤치고 잠든 아이 곁으로 다가간다.
깨비들은 쑥쑥망치를 꺼내 아이의 몸을 두드리고 장다리 밀대로 쓱쓱 밀어주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잠잠향수를 뿌려준다.
달콤하고 따뜻한 상상이 뭉쳐 만들어 낸 잠잠깨비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몽실몽실한 깨비 삼총사의 앙증맞은 말과 행동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아이, 바지가 짧아진 아이, 키가 훌쩍 큰 아이들은 바로 잠잠깨비가 다녀간 것이다. 절대 만날 수 없는 잠잠깨비지만 매일매일 찾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친구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보자.
잠잠깨비는 친구들이 잠들었다는 따르릉 시계소리가 들려야 출발하니 말이다.
지선아<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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