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서면 만곡2리의 조그마한 영동마을 한가운데에 자리한 영동경로당(회장 김수환).
영동마을은 영광읍내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 군서농공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경로당에는 ‘농공단지 영동경로당’이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 있기도 하다.
영동마을의 낮은 담과 함께 아궁이에서 불을 지피는지 코끝에 정겨운 냄새가 물씬 느껴진다. 그렇게 어릴적 시골 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기분으로 도착한 영동경로당에는 많지 않은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회장님이 무릎수술을 하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고 안계신단 말이오. 벌써 몇번째나 응급차에 실려 가셨제.”
영동경로당 어르신들은 병원에 입원한 김수환 회장의 건강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김 회장의 부재를 알렸다. 주민들 또한 많지 않은 마을경로당이다 보니 경로당은 가족과 같은 단란한 분위기였다.
한 어르신은 “우리마을 주민이 15명뿐이어서 경로당 회원도 많지 않다”며 “이 마을이 대대로 경주김씨가 자자일촌을 이루며 살던 곳이어서 회원들이 모두 한 가족이나 다름없이 지낸다”고 소개한다.
군서농공단지까지 영동마을이라 인근 어르신들도 이용할 수 있지만 거리가 멀어 경로당 주변에 거주하는 회원들만 주로 이용한다고.
영동경로당은 지난 2009년 군비와 경로당 회원들이 자체 부담해 건립됐다. 오랫동안 경로당이 없어 주민들이 모일 마땅한 장소가 없었던 터라 따뜻한 경로당이 생기면서 그만큼 기쁨도 컸다.
어르신들은 “경로당이 생기면서부터는 다 같이 모여서 겨울에는 뜨끈하니 밥도 해먹고 얼마나 좋은지 몰라”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경로당은 1년 농사를 마치고 쉬어가는 장소로 쓰이기도 하지만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는 봄을 준비하는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경로당 회원들은 대부분 많지는 않지만 땅콩, 고추 등을 재배하느라 바빠 봄과 여름에는 경로당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겨울철이면 저녁밥까지 함께하며 봄을 기다린다.
한 어르신은 “우리는 시장이 가까워서 재료를 사다가 돼지고기도 먹고 생태탕도 먹고 날마다 새 반찬을 해 먹는다”며 “회비는 따로 걷지 않아도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장을 봐오니 항상 먹을거리가 풍족하다”고 자랑한다.
1년중 겨울 한 계절이지만 경로당은 어르신들이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품을 내어주고 있다.
올 겨울 따뜻한 영동경로당에서 어르신들 모두 건강한 봄을 맞으시길 소망해 본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