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영광군새마을회가 관내에 거주하는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기 제33회 국민독서경진 영광군예선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안은경(39)씨. 겨울방학기간이라 아이들과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 그녀의 집에서 안씨를 만날 수 있었다.
가정주부이지만 육아와 가사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녀가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3년여전 공공도서관에서 열리는 ‘잎싹독서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글쓰기라곤 평소 책을 읽으면 간단한 메모를 하거나 육아일기를 쓰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런 경험들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됐다고.
안씨는 “독서회 활동을 하면서 매주 다양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됐다”며 “책 읽기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고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깊어졌다”고 말한다.
이어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독후감을 쓰면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채찍질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번 국민독서경진 영광군예선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그녀는 독후감도 <가족입니까?>라는 책을 읽고 느낀 그녀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안씨는 “4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관점에서 가족을 바라본 이 책에는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본 가족과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본 가족 등 여러 관점에서 가족을 바라본다”며 “어린 시절에 읽었다면 달랐겠지만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고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글을 잘 썼다기보다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운이 좋아 상을 받았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녀는 현재 그림책 교육지도사로 공공도서관에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읽어주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거실을 온통 채운 책들도 그녀의 두 아이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기 위한 그녀의 생각이 엿보인다.
안씨는 “어릴 때 엄마가 전집을 사주셨는데 다 읽지는 않았지만 언니들과 책으로 집도 짓는 등 항상 책을 접했던 것이 지금도 부담없이 독서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며 “우리 아이들도 그래서인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딸 아이는 커서 도서관 사서가 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한다.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우리에게 어떤 소중한 경험을 선물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안씨의 꿈은 책과 함께 일하는 것이다.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책은 기쁨도 느끼게 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해요. 무슨 일이 됐던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여러가지를 어른들이나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