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조금만 투자해도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어”
“시간을 조금만 투자해도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어”
  • 영광21
  • 승인 2014.01.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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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법성면여성의용소방대장>

최근 영광지역에 주택화재를 비롯한 화재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법성면의 한 돼지농가에 불이 나 돼지 1,500여마리가 죽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불이 크게 나서 소방관들이 그 불속을 계속해서 드나들면서 불을 끄려고 땀을 뻘뻘 흘리는 고생을 하던지… 불이 나니까 돼지농장 주인댁도 경황이 없어서 우왕좌왕하고 있어서 얼른 물이랑 음료수랑 사다가 대원들이 나오면 달려가 건네줬지.”

화재현장에 출동한 법성면여성의용소방대 김영경(51) 대장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했다. 직접 화재를 진압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 소방관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의용소방대원들. 그녀가 남편과 함께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25년이 됐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김영경 대장은 경남 함양출신으로 법성이 고향인 남편을 따라 시집오면서 바로 의용소방대에 등록했다. 그녀의 남편은 올해 영광군의용소방대장으로 취임하는 최춘화 대장이다. 법성면사무소 앞에서 굴비가게를 운영하는 김 대장 부부는 가게 문을 잠그고 현장에 출동할 정도로 열심히 활동한다.

김 대장은 “법성면의용소방대는 남편이 대원으로 등록하면 부부가 동시에 등록하고 활동하는 것이 전통이다”며 “그러다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남편과 함께 가게 문을 잠그고 출동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어 “명절 대목 외에 평소에는 크게 바쁘지 않아 함께 활동해도 생업에 큰 지장은 없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녀는 법성면여성의용소방대장을 맡은 지난해 의용소방대원들과 쌀을 모아 법성리와 진내리에 있는 경로당에 떡과 과일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법성포여성자원봉사대장으로 활동한 그녀가 대원들에게 봉사활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장은 “봉사활동을 하자는 말에 대원들이 흔쾌히 응해줘서 경로당에 떡 등을 전할 수 있었다”며 “대원들이 믿고 따라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고 공을 돌린다.

그러면서도 법성면 전체 경로당에 떡을 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그녀다. 그래서 내년에는 좀 더 많은 경로당을 찾을 계획이라고.
김 대장은 “올해부터는 한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숲쟁이공원 등 법성면 일대의 환경정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며 “덕분에 우리 회원들이 고생을 사서 하게 됐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아침에 목욕탕에서 보내는 시간을 조금만 아끼면 얼마든지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김영경 대장. 의용소방대 본연의 임무를 넘어 지역사회를 밝게 만들고자 하는 그녀가 진정한 봉사대장이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