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영광군 부채 제로시대 개막에 즈음하여
기고 - 영광군 부채 제로시대 개막에 즈음하여
  • 영광21
  • 승인 2014.01.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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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살고 있는 백수읍 학산리에서 영광읍 코팩삼거리를 지나 단주사거리를 거쳐 영광버스터미널 주변에 진입하면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
4차선 도로로 확장되고 가로화단과 소나무로 아름답게 정비된 모습이 최근 우리 영광군의 발전상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2010년 3월말 영광군의 기획예산실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감했던 전직 공무원이다.
그런데 나는 현직에서 물러날 당시 많은 걱정이 있었다. 2009년까지 원전에서 매년 135억원씩 내오던 군세가 원전의 방사성 폐기물 기금이 바닥이 나서 끊겼기 때문이다.

사실 영광군의 예산이 1년에 3,000억원이 넘지만 국도비 지원사업에 대한 군비 부담금과 매년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경직성 비용을 제외하면 가용성 예산은 1년에 고작 3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50%에 육박하는 가용성 재원이 없어진 것이다.

이렇게 원전에서 내는 세금이 최근 5년간 580억원이나 감소된 것으로 안다. 그런데 군에서는 대규모 산단 조성과 함께 문예회관, 수영장,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통합RPC, 향화도 영광타워 건설과 많은 도로개설 등 대형 사업들을 전개해 오는 것을 보고 군의 재정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공무원으로서 군의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던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런데 영광군이 1월20일자로 부채 제로시대를 개막했다는 뉴스를 봤다. 최근 6년간 무려 851억원의 채무를 모두 갚았고 인재육성 등 기금이나 토지자산을 560억원이나 유동성 자산으로 비축해 놨다고 한다. 군수를 비롯한 후배 공무원들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요즘 국가나 지자체의 늘어나는 부채가 최대의 화두다. 오죽하면 집권당 대표가 지자체의 파산 선고제를 들고 나왔겠는가. 민선 이후 지자체장들이 빚을 내서라도 전시성이나 선심성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아서 전국 지자체의 채무가 100조가 넘어섰다고 한다.
그런데 영광군은 일반 지방채는 물론 사업추진시의 채무부담과 환불금 등 모든 채무가 하나도 없는 자치단체가 됐다고 한다.

읍면민의 날 행사를 폐지하고 경상비도 6년째 동결시켜 왔으며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노력으로 국도비 지원금도 2013년 한해에만 07년말 1,680억원 대비 1,177억원이 늘어난 2,857억원을 확보한 원인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지자체 경쟁력 상승부문 전국 3위의 성과도 달성했다니 군민 모두가 자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마산단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인근 지자체의 산단처럼 군에서 채무부담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현재 분양율이 70%로서 도내 다른 산단에 비해 월등히 높은 분양율을 보이고 있고 설혹 일부 분양이 늦어지는 경우에도 군에서 재정 부담을 질 염려는 조금도 없다니 안심이 된다.
이제 영광군의 대규모 체육시설은 물론 문예회관이나 수영장, 여성회관까지 주민을 위한 필수 기초시설들은 거의 완비가 됐다.

많은 지자체들이 대형 건축시설물을 만들어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들을 거울삼아서 앞으로 군에서는 투자유치로 일자리를 만들거나 군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 잘사는 영광군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김 정 희 전직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