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짓는 것이 마지막 소원”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짓는 것이 마지막 소원”
  • 영광21
  • 승인 2014.02.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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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신 어르신 / 군남면 남창리

“자아, 근면, 성실을 가훈으로 근검절약하며 정직하고 참다운 사람으로 형제자매는 물론이며 일가친척 모든 사람에게 도움은 힘들지만 해가 되는 일은 삼가라.”
군남면 남창2리 마을입구의 유자강 생가터 유적비 옆에는 한 여든의 노인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자식들에게 가르침과 당부를 새겨 넣은 황혼비가 세워져 있다.

‘흙벌레’로 살며 5남3녀의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는 등 자신의 인생보다 자식 교육을 위해 평생을 바친 여든의 이중신(83) 어르신이 죽음을 준비하며 자식들에게 남긴 특별할 것 없는 이 비문에는 그의 인생이 모두 담겨있기도 하다.

이중신 어르신은 “항상 우리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지는 못해도 해코지는 하지 말고 키워주신 부모의 덕에 해가되지 않도록 바르게 살라고 가르쳤다. 또 나도 그렇게 살아왔다”고 말한다.
이 어르신은 군남면 남창리의 제법 부잣집에서 태어나 조선대 법대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고시 합격을 목전에 두던 해에 아버지의 별세로 인해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이 어르신의 부인인 이경자 어르신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는 집안의 독자였던 영감이 트럭 한 대에 공부하던 책을 전부 싸들고 집으로 왔더라고. 그때부터 흙벌레가 돼아그들을 공부시켰지”라고 회상한다.
그리고 꿈을 접고 농사를 시작한 자신과 달리 자식들은 더 가르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딸도 예외없이 대학에 진학시켰다.

여느 시골가정보다는 부유한 편이었지만 일찍이 광주지역으로 자식들을 유학 보내고 대학에 진학시키다 보니 더 열심히 일해야 했다고.
이 어르신은 “어떤 때는 5명이 대학생이었던 때가 있었다”며 “아이들 학비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이 마당 한가득 젖소를 키워 우유를 내다 팔아 학비를 마련하고 돼지를 키우고, 사슴을 키우는 등 그 고생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은 8남매가 모두 성공해 박사가 2명이나 되고 큰 아들은 광주시청 서기관으로 근무하는 등 뿌듯하다고. 그러나 ‘부모로서 역할을 다 했다’고 한숨 돌릴만 할 때 이 어르신에게 암이 발병했다.
길지 않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하면 잘 마무리 짓고 갈 수 있는지 고민하던 이 어르신은 그의 거주하는 집의 1층을 ‘평화의 집’이라 칭하고 누구나 쉬어가며 밥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이 어르신은 남은 인생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보다 차근차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마무리를 준비한다.
“여기 군남면 남창2리에 어떻게 하면 인생을 잘 마무리 지을지 고민하는 한 사람이 있으니 함께 고민할 모든 이를 언제나 환영한다고 전해주시면 고맙겠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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