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당1리경로당<법성면>
바람은 매섭지만 경로당 건물로 한가득 들어오는 겨울햇빛이 따스하다.
“우리 마을에 오려면 옷을 따뜻하게 입고 와야지 이렇게 오면 안돼~”
김삼도 이장은 하늘을 가르키며 옷을 여미게 하는 센 바람을 설명했다. 삼당1리경로당은 넓은 평야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바닷바람을 그대로 맞는 곳이라고.
한 어르신은 “여기는 바람을 막아주는 산이 없어서 바람이 세차서 ‘세목바람’이라고 부른다”며 “그만큼 바람이 많고 춥다는 뜻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군에서 지원하는 난방비와 경로당 운영비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어르신들의 마음이 더욱 훈훈하게 한다.
삼당1리경로당은 지난 2002년 건립돼 35여명의 어르신들이 마을소식과 정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대부분 70세가 넘었지만 여전히 농사를 많이 짓고 있어 농사철 2달간은 경로당이 한산하다고. 적잖은 나이에도 부지런함과 전국 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쌀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많은 농사를 짓고 있는 어르신들이다.
회원들은 “지금이 보리 웃거름을 해야 할 때라고 하더라”며 “이제 슬슬 1년 농사가 시작됐다”고 말하는 등 정보를 교환한다.
이어 “우리 마을에서 생산되는 쌀은 빤득하니 예뻐, 밥을 지으면 전국에서 안 빠질 정도로 맛있다”고 자랑한다.
삼당1리경로당에서는 농번기 2달간을 제외하고는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정을 나눈다. 특별한 반찬거리는 없지만 밥에 김치만 먹더라도 맛있다고.
한 어르신은 “김장때에 집집마다 김치를 한 통씩 가지고 와서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며 “김치도 집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고 여럿이 먹으니 더욱 맛있다”고 자랑한다.
또 이곳 삼당1리 마을출신으로 출향한 향우들이 1년에 1~2차례 마을을 찾아와 어르신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지난해에도 향우들이 찾아와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경로당 한쪽 벽에 걸어 놓기도 했다.
언제나 고향을 잊지 않은 향우들의 마음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삼당1리경로당 어르신들과 닮아 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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