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먼저 교통질서 지키는 모습 보여 주세요”
“어른이 먼저 교통질서 지키는 모습 보여 주세요”
  • 영광21
  • 승인 2014.03.0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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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희<녹색어머니회>

학교와 거리마다 왁자지껄한 생기가 넘친다. 해맑은 아이들의 봄을 닮은 모습에서 새학기의 시작이 실감난다.
녹색어머니회 조금희(53) 부회장은 올해도 이른 아침 영광중앙초등학교 앞 도로변에 섰다. 매일 아침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도록 교통지도 봉사를 펼치는 녹색어머니회 회원들 가운데 조금 큰 몸체의 그녀가 눈에 띈다.

“활동을 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목격할 때면 정말 가슴이 철렁하죠. 그래도 제가 한 덩치해서 그런지 운전자들이 협조를 해 주는 편이다”며 환하게 웃는 그녀다.
조씨가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시작한지도 5년째. 영광읍에서 굴비가게를 운영하며 공예강사로도 활동하고 남편과 아이를 둔 주부인 그녀가 이른 아침에 교통지도를 위해 학교 앞에 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 모두를 내 자식처럼 생각하는 그녀에게 녹색어머니회 활동은 또 다른 보람이다. 어떤 봉사라도 자기가 만족하고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조씨의 생각이다.
조씨는 “바쁜 와중에도 학교 앞에서 교통지도를 하거나 학생들이 참가하는 각종 대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몸은 힘들지만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어서 보람있다”며 “내 아이의 안전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지만 이를 통해 내가 행복해지고 결국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봉사를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녀의 남편과 딸도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이른 아침에 활동하는 탓에 딸의 등교준비를 미처 못해주는 날이 많아도 딸은 그런 엄마를 이해하고 자랑스러워 한다고.
조씨는 “딸이 엄마가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에 대해 이해해 줘서 오랫동안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교통지도를 하는 날이면 아침밥도 굶고 가지만 학교 앞에 서있는 나를 보면서 환하게 손을 흔들면서 등교하곤 한다”고 웃으며 말한다.

녹색어머니회의 지도에 잘 따라줘 안전하게 등교하는 아이들에게도 고맙다. 그러나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을 때가 가장 안타깝다.
조씨는 “아이들은 횡단보도 앞에 서서 기다렸다가 길을 건너는데 바로 옆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볼 때면 어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솔선수범해서 교통질서를 지키는 어른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광중앙초등학교 앞 도로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에게도 위험하므로 스쿨존 지정을 통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운전자들에게 협조를 부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