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착실한 우리 이장”
“마을주민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착실한 우리 이장”
  • 영광21
  • 승인 2014.03.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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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 염산면 축동4리 박지용 이장

포도로 유명한 염산면 신성리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염산면 축동4리(이장 박지용).
넓다고만은 할 수 없는 마을회관에 온 마을주민들이 모여 앉았다. 이날은 1년에 한번씩 열리는 마을의 전체회의가 있는 날.

“오늘 회의에서 또다시 3년간 이장을 맡게 됐어. 이번에는 그만 하려고 했는디 어른들이 한 3년 더 하라고 그러네~”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한 인상의 박지용(67) 이장의 말처럼 그는 이날 회의에서 다시 한번 이장으로 선출돼 7년째 마을의 살림을 맡게 됐다. 축동4리는 박 이장의 탯자리로 그는 보리와 벼농사 1만2,000여평 가량을 경작하며 고향마을을 지켜오고 있다.

여느 농촌마을처럼 축동4리도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많아 박 이장과 같은 젊은사람이 많지 않다고. 흔히 노인으로 분류되는 65세 이상도 청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박 이장도 마을주민들에게는 든든한 청년이장이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축동4리는 동산마을로 구성돼 있으며 5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주민 대부분은 벼와 보리 2모작으로 소득을 얻는다. 마을 앞으로 펼쳐진 넓은 들판에서는 파릇파릇한 보리가 자라고 있어 봄의 생기를 더한다.

박 이장은 “동산마을은 마을 뒤에 동산이 있다고 해서 옛날 어른들이 동산마을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며 “마을 뒷산에는 할머니바위라고 큰 바위가 있는데 정월대보름이면 이 바위 앞에서 당산제를 올리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고 설명한다.
보통 당산나무에서 제사를 지내는 다른 마을과 달리 바위에서 제사를 지낸다는 축동4리의 풍경은 특별하다.


한 마을주민은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어른들이 정월대보름이면 할머니바위 앞에서 꽹과리와 징을 치며 한바탕 풍물마당을 벌인 다음에 풍년을 기원했다”며 “최근 들어서는 매년 마을주민수도 감소해 갈수록 간소화해서 지내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지난 6년여 동안 박 이장은 마을안길을 새롭게 정비했다.
박 이장은 “마을안길이 흙바닥이었는데 면사무소 등 행정관청의 협조로 깨끗하게 포장했다”며 “덕분에 주민들의 통행도 편해지고 농사를 짓기도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수록 고령화되다보니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운동기구 설치가 절실하다고.

한 마을주민은 “마을회관 내부나 앞마당에 노인들을 위한 조깅기구 등을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며 “농촌마을에 노인들의 건강유지를 위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오랫동안 마을을 위해 일해 왔지만 해가 갈수록 이장직이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박 이장이 그럼에도 이장으로 선출된 것은 그만큼 주민들의 신임을 얻었다는 뜻이다.
박 이장은 “앞으로 일해 온 것보다 더 잘할 수밖에 없지. 마을주민들이 바라는 대로 더 착실하게 더 잘해야지”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침 “점심 좀 얻어먹고 가도 되겠습니까”라고 조심스럽게 마을회관의 문을 연 낯선 이방인에게 “어서 오시오. 마침 먹을거리가 많네”라며 이내 먹음직스러운 점심상을 차려내는 축동4리 마을주민들의 넉넉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