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류씨 집성촌이라 한 가족 다름없이 화목해요”
“고흥류씨 집성촌이라 한 가족 다름없이 화목해요”
  • 영광21
  • 승인 2014.03.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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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 불갑면 녹산리 류영석 이장

불갑수변공원과 불갑저수지가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한 불갑면 녹산리(이장 류영석)는 지역주민들에게는 드라이브나 데이트를 즐기는 곳으로 인기가 좋다.
“우리마을이 경치 하나는 끝내주지!”
마을회관에 모여 앉은 마을주민들은 마을의 경치가 ‘제일’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흥류씨가 자자일촌을 이루고 살고 있어 마을주민 모두가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있는 류영석(60) 이장. 개량한복과 멋진 중절모를 깔끔하게 차려입은 멋쟁이여서 더욱 눈에 띈다.

류영석 이장은 “제가 촌수가 낮아서 마을 어르신들이 할아버지나 대부이다”며 “마을주민이 모두 집안 어른인 것이 때론 어렵기도 하지만 잘 협조해 주셔서 편하게 이장역할을 하고 있다”고 웃는다.
이곳 녹산리가 고향이지만 고등학교를 광주에서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다 7년전 귀향했다는 류 이장. 고향으로 돌아와 많지 않은 농사를 지으면서 마을주민들의 심부름꾼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인산, 덕산, 갈록동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으며 80여명의 마을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주변으로는 산이 많고 밭이 거의 없어 대다수의 마을주민이 벼농사를 짓고 양파나 고추 등도 조금씩 생산하고 있다.
주민들 대부분이 농사를 짓다보니 녹산리에서는 정월대보름이면 마을마다 당산제를 지내며 풍년과 마을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특이하게도 덕산마을에서는 수백년은 족히 돼 보이는 백일홍 나무에서 당산제를 지낸다고.
한 마을주민은 “이 백일홍이 3번 피었다 지곤 하는데 꽃이 필 때쯤 모내기를 하고 거의 다 지면 벼 수확을 한다”며 “어디에도 없는 오래된 백일홍이라 꽃이 피면 더 멋있으니 언제 한번 놀러 오라”고 자랑한다.
또 인산마을에는 재작년에 도문화재로 지정된 침유정이 있다. 100년도 더 된 것으로 알려진 침유정은 오늘날의 시정과 같은 역할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는 사이사이에 쉼터로 쉬어가는 곳이었다고. 그래서 베개 ‘침’자와 흐를 ‘류’자를 써서 침류정이라고 불리게 됐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마을주민들은 마을이 관광지다보니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 등으로 하천이 오염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하천정비가 안돼 갈대가 지저분하고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걱정도 크다.
한 마을주민은 “명색이 관광지인데 무성한 갈대와 쓰레기들로 하천이 오염되고 있다”며 “평소 마을주민들이 청소를 하지만 1년에 1~2차례는 행정기관에서 대청소와 보수작업을 실시해 불갑면의 깨끗한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류 이장은 “마을에 필요한 소소한 일 등을 행정기관과 타협해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혔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고향으로 돌아오고 7년. “처음에는 농사가 재미있고 새로웠지만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웃는 초보 농사꾼 류 이장.
지난해부터 이장직을 맡아 올해 2년차가 된다는 그는 “언제나 마을의 어른들을 공경하고 심부름을 한다는 생각으로 이장직에 임하겠다”고 환하게 웃는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