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알고 보면 부가가치가 높은 동물”
“타조, 알고 보면 부가가치가 높은 동물”
  • 박은정
  • 승인 2004.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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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농업인72 - 타조농장 / 이재균씨 <군서면 송학리>
큰 키와 긴 다리로 성큼성큼 뛰어 다니는 타조. 영화속이나 동화속에서나 만나던 타조가 목을 길게 빼고 오는 손님을 반기고 있다. 군서면 송학리 삼실마을에서 1998년부터 타조를 키우고 있는 크나큰 타조들의 ‘군기반장’이재균(57)씨.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반적인 농사로는 농촌의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는 생각으로 다른 대체농업을 고민하던 중 타조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재균씨는 “타조 종주국이라는 남아프리카를 직접 방문해 타조 사육방법과 기술을 배우기 위해 15일간 생활했다”며 타조를 키우기 위해 불태웠던 지난 열정을 밝혔다.

그는 “남아프리카는 세계 타조 80%의 원산지이고 타조산업이 최고로 발전된 곳이다”며 “우리나라에서 한우를 최고로 여기듯 남아프리카에서는 타조고기를 가장 고급음식으로 여기고 고기뿐 아니라 털, 알 등도 매우 높은 고가의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남아프리카의 타조사육 실정을 전했다.

처음 중국에서 타조 3마리를 들여와 시범 사육하던 이 씨는 남아프리카에서는 방역 등의 문제가 제기돼 타조를 들여오지 못하고 호주에서 150여 마리를 수입했다. 이렇게 타조를 키우기 시작한 이 씨는 부화기 3대를 갖추고 타조알을 부화해 타조 사육을 원하는 전국농가에 보급하게 된다.

이 씨는 “소나 돼지도 아닌 낯설고 이색적인 타조를 처음 키운다고 할 때 주위에서는 모두 반신반의 했다”며 “타조는 원래 야생동물로서 다른 동물에 비해 야성적이고 강하며 특히 우리나라 기후에 잘 맞아 큰 실패 없이 키울수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이 씨는 농가로서는 타조를 국내에 처음 들여와 사육·보급한 선구자다. 처음에는 타조의 보급도 활발히 이뤄졌고 전국적으로 타조를 키우는 농가도 제법 됐다. 하지만 다른나라처럼 타조고기의 우수성이나 알, 털 등의 영양과 유용함 등의 홍보 부족으로 점점 하향곡선을 타게 됐다. 그래도 이재균씨는 논농사 만여평을 지으며 타조 50마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다.

마을에 행사가 있어 주민들에게 가 보아야겠습니다”라며 걸음을 재촉하는 이 씨는 태어나서 자란 송학리 이장을 2년째 맡고 있다. 젊은시절 향토문화회를 조직해 영광의 향토사와 문화를 바로 알리기 위해 앞장섰던 그는 지역을 누구보다도 깊이 사랑하고 있는 진정한 ‘영광사람’이었다. 고독하고 외롭게 농업발전을 위해 애쓰는 이 씨.

그는 농업에 대한 정책적인 변화와 자치단체의 관심을 절실히 요구하며 오늘도 장난스럽고 약간은 귀여운 타조들을 열심히 돌보고 있다. “영광 주민여러분! 군서 송학리 타조농장에서 타조도 만나보고 타조알도 구입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