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농촌여성들에게 특별한 취미거리가 없어요. 그래서 산악회가 처음 생기면서 그 인기가 대단했죠.”
영광농협 여성산악회(회장 임춘자 사진)는 지난 2003년 영광농협에서 농촌 주부들의 여가생활을 장려하기 위해 창단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생활체육이 활발하지 않았던 때라 산악회의 인기가 대단했다고.
임춘자 회장은 “산악회를 결성하고 첫 산행에 버스 3대를 동원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며 “농협 직원들이 120여명을 통솔하기 위해 무전기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는다.
점차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도 늘고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회원수가 감소해 현재는 4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 당시 5~60대 회원들이 많아 10년이 지난 지금은 6~70대로 건강상의 이유로 산행을 함께 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 아쉽다고 한다.
그러나 임 회장은 “우리 산악회에서는 부담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한다. 이유는 꼭 정상에 오른다기보다 정상에 오르는 무리와 천천히 산보를 하는 무리가 각자 나름대로의 산행을 즐기기 때문이다.
임 회장도 한동안 무릎수술로 무리해서 등산을 할 수 없었지만 회원들을 만나고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빠지지 않고 산행에 참가했다고.
임 회장은 “대개 건강이 좋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될까봐 산악회 활동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영광농협 여성산악회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며 “그저 한달에 한번 나에게 휴식과 여유를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좋은 친구들과 야유회를 떠난다고 생각하고 산악회의 문을 두드려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때론 완만하기도, 험난하기도, 또 4계절 변화무쌍한 산을 바라보며 내가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산이 우리들의 인생과 꼭 닮아있다”는 임춘자 회장의 말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