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례 <어르신예술단>
김순례 <어르신예술단>
  • 영광21
  • 승인 2014.03.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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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젊게 사는 비결이지”

 영광사람이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멋쟁이 할머니 김순례(79) 어르신.
노랗게 염색한 머리에 멋지게 차려입은 김 어르신은 영광지역의 각종 문화행사에서 자주,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리는 가운데서 김 어르신을 뒷모습만 보고도 한눈에 맞출 수 있으니 말이다.

김순례 어르신은 “머리가 백발인데 이렇게 염색하니까 화장도 곱게 하게 되고 옷도 예쁘게 갖춰 입게 돼. 그러니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살지!”라며 과연 멋쟁이다운 대답을 내놓는다.
“회장으로 늙었다”는 말처럼 김 어르신은 누구보다 알차게 인생을 살아왔다. 광주가 고향인 김 어르신은 어린 시절부터 종교활동을 한 독실한 기독교신자이다.

그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 고마운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전주 한일신학대학을 졸업한 후 담양읍교회에서 전도사로서 생활하다 영광사람인 남편을 만나 결혼한 후 영광에 정착했다. 그리고 여전도연합회장 등 종교활동을 하며 다양한 직책을 맡기도 했다고.

김 어르신은 “상대방에게 종교를 가지기를 권하기보다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더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했다”며 “그래서 항상 가방 속에 사탕을 넣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건네는데 이렇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김 어르신은 만나자마자 곁에 놓인 큰 가방에서 목캔디를 건네줬었다. 항상 사랑을 나누며 살고자 하는 것이 김 어르신의 나이답지 않은 젊음을 유지하는 묘약인가보다.
김 어르신은 각종 문화행사의 참석은 물론이고 문화교실이 열리면 수강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전남문화예술재단에서 실시한 1인 창무극 교육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김 어르신은 시조대회에 참가해 받은 1등 상장과 각종 수료증을 꺼내 보이며 자랑한다.
또 영광문화원 어르신예술단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강원도, 충북 등의 각종 축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김 어르신은 “예술단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심청전, 흥부놀부전, 춘향전 등의 공연을 다른 지역에서 선보이면 사람들이 엄청난 박수를 보내고 사진도 찍고 난리가 난다”고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이렇다보니 1주일은 항상 사회활동에 활발한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바쁜 것은 당연한 일. 그래서 몇년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 홀로 살고 있지만 외롭고 슬플 틈도 없다. “영감이 잠시 여행을 갔다고 생각해. 누구보다 열심히, 즐겁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젊게 살게 한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김순례 어르신이야말로 멋쟁이중에 최고 멋쟁이가 아닐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