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랑 몸소 실천하는 따뜻한 사람
지역사랑 몸소 실천하는 따뜻한 사람
  • 영광21
  • 승인 2014.03.3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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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수 / 영광읍 무령1리

“중학교 축구선수였던 어려운 시절, 동네 선배가 지푸라기 꾸러미에 담아 가져다주던 계란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그래서 나도 영광지역의 축구 꿈나무들이 어렵더라도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영광읍 무령1리 장금수(59) 이장은 물무산과 이어지는 산기슭에 자리한 자신의 농원에서 알을 낳는 닭을 키운다. 닭들이 낳은 알은 주워서 영광초등학교 축구부 학생들에게 전한다. 부족한 것이 없는 세상에 “계란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장 이장의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해 축구선수로 활동한 장 이장은 영광초와 영광중 축구부 감독을 맡기도 하는 등 축구와 인연이 깊다. 그래서 지금도 이따금씩 간식거리도 챙겨주고 지난해에는 영광초축구부를 위해 100만원을 후원금으로 선뜻 내 놓기도 했다. 그리곤 뒤에서 말없이 축구꿈나무들을 응원하고 있다.

장 이장의 고향에 대한 사랑은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랫동안 무령리청년회장을 맡았고 24년여동안 무령1리 마을이장으로 많은 일을 한 참일꾼이다. 그가 이장으로 있는 동안 마을회관을 건립했고 여자어르신만을 위한 경로당도 생겼다.

장 이장은 “우리 마을이 처음에는 가난했는데 동네분들과 향우들의 도움으로 지금은 주요 관공서가 다 있는 영광의 중심이나 다름없는 마을이 됐다”며 웃는다.
또 향우들이 객지로 떠나면서 희사한 빈집을 고쳐 임대를 내놓고 발생한 임대수입을 마을자금으로 비축해 이제는 매년 마을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마을에 좋은 일이 있을 때면 빠지지 않고 마을회관에 현수막을 내거는 것도 지역인재들의 꿈을 응원하고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서다.

무령1리 주민들이 열심히 일한 장 이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공적비를 세우려고 했지만 장 이장의 정중한 거절로 결국 대신해 그의 어머니를 기리는 공적비가 마을회관 앞에 세워졌다.
이처럼 장 이장의 여러 활동에서 그의 ‘고향사랑’은 숨길 수 없다. 잘 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물심양면으로 응원한다.

“얼마전 우리 마을에서 임용고시 합격자가 나왔다”고 자랑하는 장 이장이다.
그는 화가로도 활동하며 자신의 화실에서 아이들에게 무료로 그림을 가르쳐주기도 하는 그림 그리는 이장이기도 하다. 또 지난해부터는 자신의 농원에서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다양한 동물과 교감하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자 지역사랑의 장소로 만들과 싶다는 장금수 이장.
많은 공적을 제쳐두고라도 그가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임은 분명한 것 같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