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과 이성계의 기도처 관련된 무수한 전설 간직
왕건과 이성계의 기도처 관련된 무수한 전설 간직
  • 영광21
  • 승인 2004.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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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 74 - 전북 임실군에 솟은 성수산(876m)
성수산은 전라북도 임실군 성수면과 진안군 백운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서 임실 방면으로 자연휴양림도 있고 등산로도 이쪽으로 잘 나있다. 성수산은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산 이름뿐만 아니라 부근의 마을이름 조차도 왕건과 이성계와 관련해 붙여진 이름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성수산의 유일한 고찰인 ‘상이암’도 본래이름은 도선암 이었으나 고려 왕건이 왕위에 오르기 전 이 절에서 백일기도를 마치던 날 천상의 소리를 듣고 기뻐서 성수만세를 세 번 외치고서 왕위에 올랐고 천상의 소리를 들었다해 상이암이라 부르게 됐다는 설이 있다.

상이암 아래 ‘환희담’은 왕건이 만세를 불렀다는 장소라 한다. 산 이름도 왕건이 지었다고 전하고 있으며 성수산은 본래 팔공산의 한 봉우리에 불과한 무명봉 이었으나 왕건이 왕이 된 이후 팔공산과 분리해 성수산이라 명명했다는 것이다. 또한 왕건은 개성에도 무명봉에 성수산이라 이름짓고 이 성수산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또 조선 태조 이성계도 왕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조선을 건국하기전 상이암으로 가기 위해 오수에서 산서를 거쳐 아침에 지금의 왕방리에 도착해 상이암을 물었으나 주민들이 아직 5리나 남았다고 했다. 아침에 고개를 넘었던 곳을 아침재 왕이 길을 물은 마을을 왕방리라 부르게 됐다하며 이성계가 상이암 아래 마을에 도착해 내가 수천리나 걸어왔다는 말을 했다해 마을이름을 ‘수천리’(현재 성수리 버스종점 마을)라 부르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성수리 버스종점마을인 수천리에 이르면 구판장(지금은 마을슈퍼) 옆에 성수산 휴양림 1.5km라 쓰인 안내판이 동쪽으로 페어든 계곡방향으로 보인다. 안내판이 가리키는 동쪽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25분쯤 들어서면 자연 휴양림 매표소가 나타난다. 매표소를 뒤로하고 15분쯤 더 오르면 연립산장 휴양림 사무실 매점 식당촌이 밀집돼 있는 연수원에 이르게 된다.

연수원 앞 매점에서는 산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구할 수 있다. 매점앞에 세워진 성수산 안내판을 뒤로하고 상이암 계곡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다람쥐가 산행을 안내하는 듯 반겨준다. 계곡안 오솔길을 따라 30분 더 들어서면 정자가 있는 함수정이 나타난다. 함수정 앞에서 길은 왼쪽으로 휘어진다. 오르막길을 따라 15분 거리에 이르면 아름드리 측백나무가 있는 상이암에 도착한다.

상이암에는 이성계와 관련된 이런 전설도 있다.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리기 전 깨끗한 물에 세 번 목욕을 했다고 해 이곳을 삼청동(三淸洞)이라고 명명하고 자연석에다 그 글씨를 세기게 했다는데 그 글씨를 세긴 자연석이 사찰 맞은편 작은 건물안에 잘 보관돼 있다.

이 전설은 후세에 왕이 된 이성계의 당위성을 나타내기 위한 얘기일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성계 장군은 ‘황산’ 남원시 운봉읍 소재 전투에 참가해 대첩을 거둔 역사적 사실을 미뤄보면 개성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성수산에서 기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듯 상이암 자리를 삼청동이라 명한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하고 궁궐이 들어선 곳을 삼청동(지금의 성루 종로구 삼청동)이라 불렀다 한다.

또한 상이암 스님 얘기로는 상이암에서 유일하게 올려다 보이는 복쪽 봉우리 790m 이름이 예부터 ‘보현봉’이라 불려온 것으로 보아 이곳 보현봉은 서울의 삼청동 뒷산인 삼각산(북한산) 보현봉에서 따온 이름 일수도 있다고 한다.

산행길잡이
성수산 정상은 동쪽 능선위에 있다. 능선을 타고 15분쯤 올라서면 자연휴양림이 자리한 상이암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전망바위에서 북서쪽으로는 고덕산이 솟아 있고 북쪽으로는 선각산 줄기인 갈미봉과 투구봉이 우뚝 솟아 있다.

동쪽으로는 성수산이다. 성수산 정상에서 오른쪽 방향으로는 성수산 남릉이 넘실거리고 25분쯤 내려서면 900m봉에 이른다. 900m봉에서 동쪽으로는 팔공산이 마주 보이고 시계방향으로는 묘복산 846m이 뒤로는 천왕봉∼반야봉∼노고단도 시야에 들어온다.

코스
▶ 버스종점∼자연휴양림∼상이암∼주능선∼전망바위∼정상∼남릉900m∼804m봉∼헬기장∼북쪽계곡∼상이암 아래임로∼성수산 휴양림∼버스종점 - 약16km 6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