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마을을 위해 내가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해”
“지금도 마을을 위해 내가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해”
  • 영광21
  • 승인 2014.04.0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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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 법성면 진내2리 윤사중 이장

법성포의 봄은 색다르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많지 않던 수많은 갈매기들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법성포 앞바다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갈매기의 똥 테러를 당할 정도로 그 수가 엄청나다.
“봄에는 바닷물이 들어차서 저놈들 먹을거리가 많아. 그래서 법성포 앞바다로 몰려오는 거지.”
법성면 진내2리 윤사중(69) 이장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많은 갈매기떼를 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지나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입구에 자리한 진내2리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의 모습이다. 마을주민은 181세대 400여명이 거주하며 대다수가 바다에서 주로 소득을 얻고 있다고.
지금의 백제불교최초도래지가 자리한 진내3리에서 태어나 바닷사람으로 살아온 윤사중 이장은 영광군어선어업인협의회 초대회장, 법성어촌계장 등을 역임했고 마을이장 외에도 진내2리 영농회장, 한빛원전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 영광군수산조정위원 등을 맡고 있어 1주일이 빠듯하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진내2리에는 중종9년인 1514년에 전라도에서 가장 번창한 포구였던 법성포를 보호하기 위해 돌로 쌓은 법성진성이 있다.
법성진성은 현재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성벽에 새겨진 글 등은 조선시대 진성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역사적 가치가 크게 평가되고 있다.

또 해마다 정월대보름이면 한바탕 풍물놀이를 하고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전통도 이어오고 있다.
윤 이장은 “지역주민들과 영광군이 법성진성 보존과 역사적 의미 발굴에 노력한 결과 2007년에는 국가지정문재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되기도 했다”며 “그만큼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마을이다”고 자랑한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지난해 진내2리 어르신들을 위해 만수경로당이 건립됐지만 경로당으로 등록되지 않아 윤 이장이 노인회장을 맡아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올해부터 군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됐다고.
마을주민들은 “한옥으로 멋지게 지어져서 영광군에서 이만한 경로당이 없다”며 “마을주민들이 TV, 냉장고 등을 기증해줘서 고맙게 잘 사용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한다.

그러나 외벽 페인트 작업 등 앞으로 해야 할 일들도 산더미라고.
윤 이장은 “지역의 군의원과 도의원 등이 많이 도와주고 있지만 우리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에 관심을 갖고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나도 경로당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노인회장직은 내놓고 이장일에 전념해야지. 이장은 이장의 할 일이 있는 법인께”라고 말하며 웃는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윤 이장이 지난 30여년동안 영광군 등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받은 환경정화 명예감시단 위촉장, 백제불교최초도래지 개발자문위원 위촉장 등 100여장은 족히 되는 수많은 위촉장과 감사장, 표장장 등이 그가 살아 온 인생을 짐작하게 한다.

윤 이장은 “이렇게 법성과 마을을 위해 일하다보니 일을 할 시간이 없어서 87년도에 뱃일에서 손을 놨다”며 “지금도 마을을 위해 뭣이 도움이 될까 항상 고민하고 봉사한다”고 말하며 웃는다.
오늘도 윤사중 이장은 “할일이 겁나여”라며 발걸음을 제촉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