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아픔이 나의 아픔 대화 합시다, 함께 삽시다”
“세상의 아픔이 나의 아픔 대화 합시다, 함께 삽시다”
  • 영광21
  • 승인 2014.04.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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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 / 화쟁코리아 순례단

대한민국에 팽배한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고자 지난 3월 제주에서 시작해 6월 서울까지 전국을 걷고 있는 <화쟁코리아 100일 순례>의 도법스님이 지난 6일 영광지역을 찾았다.
이날 늦은 7시 불갑사에서 지역주민과 만난 도법스님은 순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2015년 분단 70주년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 자본과 노동, 여당과 야당으로 분열하고 대립해 온 우리의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길을 함께 찾기 위해 순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시대의 화두 원효 ‘화쟁정신’
도법스님은 “한국전쟁에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분열·대립·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연간 사회통합비용 300조원, 소송 630건으로 일본의 60배라는 통계가 그 심각성을 대변한다”며 “어느시대나 그 시대의 화두가 있기 마련인데 60년대 산업화, 80년대 민주화가 시대적 화두였다면 현재 분열된 우리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원효의 화쟁정신이 해답이며 그것이 바로 이 시대의 화두이다”고 말했다.

화쟁정신은 원효가 신라의 대립적인 불교 이론들을 조화시키려 한 정신을 말한다. 도법스님은 이를 바탕에 두고 화해와 소통의 길로 나아가고자 노력하자는 뜻에서 순례를 시작한 것이다.
양극으로 분열된 한국사회의 중간에서 서로 대화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중간자적 역할을 종교계가 앞장서자는 것이 도법스님의 생각이다.

대화로 갈등 치유하자
도법스님은 “지금 한국에는 좌우, 여야 등 진영논리만 있을 뿐 민심이 없다”며 “소통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중간자적 역할을 정부와 정치가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결국 종교계가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사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종교인들의 중재로 이전까지 진영논리와 오해 속에서 대립해오던 회사측과 해고 노동자측의 대화를 이끌어냈다. 서로를 향한 투쟁이 아닌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 도법스님을 비롯한 종교계의 주문이었다.



그는 “화쟁정신이 구체적 실천으로 가장 잘 나타난 것이 바로 3·1정신이다. 민초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은 덕분에 독립이 가능했던 것 같다. 그 힘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아프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전라도와 경상도, 여당과 야당으로 철저히 분열돼 서로를 할퀴고 상처를 주고 있다. 전라도 사람을 ‘전라디언’, ‘홍어’ 등으로 비하하는 용어사용이 그 단적인 예다. 이를 두고 우리는 상처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약자일까. 서로 자신을 약자라고, 피해자라고 지칭하며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이겨낼 수 있을까”하는 고민은 어쩌면 상대방에게 생채기를 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상대를 이기고 깨부수기보다 어떻게 하면 함께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것인지 진정성을 갖고 대화한다면 지금처럼 극단적인 반목과 대립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양극의 진영논리를 떠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바로 나와 너, 우리가 모두 잘 살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것이 도법스님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절대적 약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문제로 갈등을 빚은 제주 강정마을에 가면 반대가 다수고 찬성이 소수예요. 찬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그 지역주민입니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약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찬성론자들은 그 속에서 아무말도 할 수 없어요. 과연 반대론자들이 약자인가요?”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