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작은 관심이 폭력없는 학교 만들어요”
“우리의 작은 관심이 폭력없는 학교 만들어요”
  • 영광21
  • 승인 2014.04.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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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다<영광경찰서>

학교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학교폭력 신고는 2012년 8만127건에서 지난해에는 10만1,524건으로 무려 26.7%나 증가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교폭력.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영광경찰도 팔을 걷어 붙였다.
별도의 부서를 신설해 학교폭력 예방과 조사를 전담하는 학교전담 경찰관(School police officer)을 둔 것이다.

영광경찰서 김이다(40) 경사도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길거리에서 학교에서 사춘기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영광읍 교촌리에서 태어나 14년전 영광경찰서 최초 여성 경찰관으로 임명돼 화제가 됐던 그녀는 올해 초 학교전담 경찰관을 맡게 됐다.
아직 업무가 손에 익지 않아 그녀 자신도 공부를 하면서 체감하는 학교폭력은 심각했다.

김이다 경사는 “얼마전 영광공업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을 하지 않겠다는 자필서명을 받기도 했다”며 “이 서명을 학교안에 학생들이 잘 볼수 있는 곳에 게시해 스스로 깨닫고 폭력을 예방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학교를 전담으로 하는 일을 맡으면서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 두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한 그녀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기도 했다.

김이다 경사는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은 오늘날 가족의 형태가 맞벌이, 핵가족, 다문화,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다양화되면서 가정내 교육에 소홀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교육을 남편에게 모두 맡겨뒀던 나의 잘못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조금만 자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대화했다면 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발생했다 하더라도 극단적인 결과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그래서 종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했던 교육을 학부모들에게도 실시하고 있다.
흔히 내 자녀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잘 모르는 사람이 부모인 경우도 많다고.

김 경사는 “학부모들이 보다 많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하길 바란다”며 “학생들도 학교폭력에 관해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학교폭력에 관한 어떤 것이라도 상담창구(☎ 117)로 전화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관이 학교와 가정까지 들어가 문제를 해결하는 오늘날의 사회풍토에 대해 아쉬움이 많다”는 김이다 경사.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 공권력이 없어도 우리의 조그만 관심으로도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