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장처럼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또 있단가?”
“우리 이장처럼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또 있단가?”
  • 영광21
  • 승인 2014.04.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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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 군서면 마읍1리 김치윤 이장

오전 일찍부터 마을회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바닥에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김치윤(60) 이장을 만날 수 있었다.
김치윤 이장은 “올해부터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되면서 아직도 자기 집 도로명주소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주민등록증에 스티커를 붙여주고 있어요”라고 주민들이 내놓은 주민등록증에 스티커를 붙이며 말한다.

한 마을주민은 “어디에 이장이 이렇게 해주는 사람이 또 있단가? 우리 이장이 참말로 잘한다”고 칭찬한다.
이 말에 일손을 멈추고 쑥스럽게 웃는 김 이장의 얼굴을 겨우 구경할 수 있었다.
올해 60세의 나이에도 “마을에서 3번째로 어리다”는 그의 말처럼 꽤 젊은이장이다.
마읍1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250마지기 가량의 논을 경작하다보니 이제야 이장을 맡게 됐다는 김 이장은 3년째 마을살림을 꾸려오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군서면사무소가 자리하고 있는 마읍1리는 75세대 3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소재지에 위치한 마을로 마을주민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은 군서면 소재지에 위치해 도로나 농로 등이 거의 대부분 정비가 됐다”며 “또 영광읍이 주요 생활권이다 보니 상권이 발달되지 않아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지로써는 최고로 좋다”고 자랑한다.

또 예부터 공기가 좋고 살기 좋아 장수마을로도 유명하다. 마을주민 300여명 가운데 30명 이상이 90대일 정도로 장수마을이라고.
93세라는 김광수 어르신은 “귀가 먹어서 잘 안 들린다”고 소리를 빽 질러 마을주민들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그만큼 90대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함을 자랑한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이 물도 좋고 공기가 좋아서 이 양반 외에도 많은 어르신들이 정정하게 오래 사신다”며 “경로당 바로 앞에 게이트볼장도 있는데 영광군에서 열리는 생활체육대회에서 항상 입상할 정도로 건강하다”고 자랑한다.

행정관청에 바라는 점
현재 마을에서는 간이 상수도시설을 이용해 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때문에 매달 50여만원 이상씩 전기요금이 청구돼 마을주민들의 부담이 크다.
김 이장은 “군에서 들어오는 상수도는 수압이 세서 현재 우리 마을 각 가정에 그대로 들어갈 경우 파이프가 터지는 등 문제가 있어서 할 수 없이 간이 상수도시설을 사용하고 있다”며 “군청에서는 군에서 급수하는 상수도를 쓰라고는 하는데 수리비 등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간이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으니 전기요금이라도 지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김 이장은 마읍1리가 장수마을이라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노인인구가 많다보니 노인복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그는 “어르신들이 고기 한근이라도 더 사먹으면 좋지”라며 “우리 어른들한테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장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웃는 그가 건강한 마을주민들과 오래도록 멋진 마을을 만들어 나가길 소망해 본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