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먹던 그리운 시골 할머니 밥상 딱 그 맛!
어릴적 먹던 그리운 시골 할머니 밥상 딱 그 맛!
  • 영광21
  • 승인 2014.05.0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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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탐방 508 한밭뜰<백수읍>

백수읍 대전리에 있는 한밭뜰식당(대표 김화순)은 ‘백반정식’ 하나로 외지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올 만큼 유명세를 타는 맛집이다.
김치찜, 생선구이를 비롯한 20개에 가까운 반찬의 맛에서 푸짐하고 걸쭉한 남도 백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반찬이 많다고 대충 만드는 것도 아니다.

종류가 다양한 반찬 하나하나에도 남도 특유의 깊은 맛이 가득 배어있다. 깔끔하고 정갈하지만 넉넉하게 한상가득 차려놓는 백반정식은 1인분에 7,000원에 불과하다. 감동이 밀려온다.
<한밭뜰>에는 할머니, 아들, 손자 3대가 모여 산다. 5년전 집앞 마당에 지난해 작고한 아버지와 함께 6개월의 시간을 투자해 식당을 새로 건립했다.

<한밭뜰>은 식육점, 통닭, 국밥집 등 안해본 장사가 없다는 김화순(64) 대표의 손맛을 잊지 못한 아들 정씨가 어머니를 2년여 동안 졸라서 차린 식당이다.
김 대표의 손자이자 아들 정씨의 아들은 뇌성마비 1급인 백수중학교 학생이다. 어릴적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아빠의 품에서 자란 아이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할머니의 등에 엎혀서 등하교를 해야 할 만큼 몸이 불편했지만 할머니의 지극정성으로 아이는 혼자 걷고 숟가락질 하며 스스로 씻기도 한다고.

김 대표는 아이 치료에만 매달리는 정씨를 보며 기를 살려주고 싶다는 일념하나로 식당을 일궈왔다고 한다.
유명해진다 싶으면 장삿속이 우선인 이기주의 시대에 찬거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한 맛이 느껴지는 이유는 자식과 손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음식에 배어나서 일까?


논·밭으로 배달도 갑니다
김 대표는 “대전리가 시골이다 보니 왕래하는 사람들이 적다”며 “요즘은 농번기라 사람들이 논이며 밭에서 주문을 한다”고 말한다.
새벽 3시부터 음식 준비를 해 요즘은 새참 대신 도시락으로 아들 정씨가 직접 배달을 간다. 어릴적 가스배달을 통한 경험으로 백수의 지리는 빠삭하다고.

정씨는 “어머니와 주방이모는 양보다는 질이 우선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한다.
손끝에서 나오는 감칠맛을 누가 흉내낼 수 있을까. 깔끔한 밑반찬에 조미료를 쓰지 않아서 손님들이 “어릴적 외할머니의 밥상 같다”고 하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라고.
6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식당일로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는 김 대표는 “내 나이가 조금만 더 젊었으면 바랄게 없겠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성심성의껏 하고 싶다”며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을 볼 때면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힘들고 아픈 것도 다 잊어 버린다”고 말한다.

“다만 느려진 행동과 일손부족으로 손님들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겨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손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한밭뜰식당>에서는 저렴하고 맛있는 외할머니표 밥상을 받아볼 수 있다.


인터뷰 - 김화순·정은성 <한밭뜰> 대표

“입맛 없을 때 한밭뜰로 오세요”

우리 <한밭뜰>은 배달이 주를 이룬다. 대전리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오가는 사람이 없어서 점심에만 장사하는데 그것도 반찬이 떨어지면 가게는 문을 닫는다. 그만큼 반찬에 쓰이는 재료가 신선하다는 뜻이다. 가끔 저녁에는 예약손님을 받기도 한다.
외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는 손님을 맞이할 때면 기쁘고 설렌다.

이왕 시작한 일 조금만 더 젊었으면 좋으련만 아쉬운 마음 접어두고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 잊지 않고 찾아준 손님들께 항상 감사하다.
바쁜 농번기에는 쉬지 않고 비오는 날, 일요일, 공휴일 등에는 쉰다.
▶ 전화 : ☎ 352-7209
▶ 위치 : 백수읍 대전리 317-6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