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경로당<염산면>

김봉오 회장은 “염산면 봉남리에는 305호가 있고 611명의 인구가 사는데 마을마다 있는 많은 경로당중 우리 경로당이 제일 좋다”고 자랑한다.
또 “염산면 소재지에 있어 초·중·고, 파출소, 우체국, 농협, 면사무소 등 없는 것이 없다”며 “목욕탕도 있는디 옴시롱 봤어”라고 되묻는 그에게서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염산경로당은 현재 남자회원들만 이용하고 있다. 원래는 여자회원들도 같이 사용했는데 불편함을 느껴 하나둘씩 복지회관으로 이동해 여자 어르신들만의 경로당이 하나 더 만들어졌다고.
경로당에서는 매년 여행을 다녀 오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는 세월호 참사로 분위기가 가라앉아서 각종 축제와 행사가 다 취소되는 것을 보고 여행을 취소시켰다.
김 회장은 “우리도 여행은 취소시키고 근처 설도항에서 회원들끼리 외식했다”며 “좋은 안주가 있어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녀~”라고 친자식과 손주와 같은 희생자들을 낸 세월호 참사에 애통해 했다.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경로당 회원들이 얼마전 경로당 부지가 국유지여서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1968년부터 2014년까지의 사용료는 가산된 연체이자까지 합해 총 1,100여만원이 훨씬 넘어 어르신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금액이다.
김 회장은 “노인들을 위해 국가가 만들어준 쉼터인데 이제 와서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 법이 어디에 있단가”라며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고 군에서도 모르는 체 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손을 놓고 있는 행정관청의 무능함을 비판했다.
어르신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경로당을 지키기 위해 현실적 방안들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협의할 필요성이 시급해 보였다.
염산경로당 어르신들은 “우리 세대에서 끝날게 아니라 후손 대대로 물려줘야 하는 공간인데 이렇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부디 빠른 해결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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