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체장애와 뇌병변 장애로 몸이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꾸려나가며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키워 나가는 이주여성의 이야기가 전해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서는 17일 대마면 남산리에 사는 태선이네 가족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방송됐다. 필리핀이 고향인 포르티아에스 발부애나(45)씨는 14년전 이래범(51)씨와 결혼해 두아들을 키우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잘 자라던 큰아들 태선이가 한창 뛰어놀 나이에 세포조직구증식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으면서 행복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세포조직구증식증이란 혈액 종양의 일종으로 백혈구의 하나인 조직구가 비정상적으로 번식해 몸 곳곳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이다.
남편 이래범씨는 “초기 발견하고 한차례 수술후 퇴원했지만 다시 재발해 지금까지 총 3번이나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도 국민기초수급자로 등록해 입원비나 수술비 등은 지원받고 있지만 화순 전남대병원까지 치료를 받으러 다니느라 키우던 소 7마리도 다 팔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와 뇌병변 장애를 가진 남편 이씨가 자활센터에서 일해 얻는 소득과 아내가 요양보호사로 일해 얻은 수입으로는 네식구의 생활비와 아들의 치료에 쓰는 비용을 충당하기는 역부족이다.
포르티아에스 발부애나씨는 “여름철에 비가 오면 지붕에서 비가 새서 바가지로 빗물을 퍼내야 할 정도여서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아들이 더 아플까봐 걱정이 된다”며 “아들이 깨끗한 집에서 치료받고 완치될 수 있도록 주공아파트로 이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병이 완쾌되면 무엇이 가장 하고 싶냐는 한 출연자의 물음에 올해 11살 태선이는 이렇게 말했다.
“친구들이랑 축구를 제일 하고 싶어요.”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