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두경로당<군남면>
백발의 모습인 황 회장에게서 그동안의 바쁘고 고됐던 농사일의 무게가 느껴졌다. 이날 초두경로당에는 영광군보건소에서 매주 실시하고 있는 이동진료소가 찾아왔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구강, 결핵검사와 한방 침치료를 해준다는 소식에 어르신들은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경로당에 모여 앉았다.
아파도 병원에 쉽게 갈 수 없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바쁜 와중에도 찾아온 이동진료소가 그저 고맙고 반갑기만 하다.
초두경로당은 1998년에 건립돼 30여명의 회원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로당 건물은 회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앞 다퉈 관리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건립한지 10여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깨끗하게 관리돼 있었다.
황 회장은 “사실 올 봄에 도배랑 장판을 교체했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바쁜 농번기에는 젊은사람들의 손길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초두경로당은 정부에서 지원되는 운영비와 마을주민들이 부족한 것을 채워가기 위해 마련한 공동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어르신들의 자녀들이 부모님을 보기위해 고향에 다녀가면서 조금씩 희사한 것으로 경로당의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다른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겨울에는 경로당에 모여 식사를 함께 해 먹는다”며 “부족한 것은 부족한데로 만족하고 서로 의지해서 생활하고 있어”라며 건강한 웃음을 보이는 황 회장.
“이렇게 바쁜 농사철이면 먼저 가버린 많은 남자회원들이 그리울 때가 있제”라며 옛날을 회상했다.
젊은시절부터 자식을 키우고 부모를 봉양하며 농사짓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몸이 성한 곳이 없이 아픈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해졌다.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과 넋두리를 늘어놓는 어르신들의 순수함과 한숨짓는 모습이 새삼 부모님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 우리 부모님께 안부전화 한통 전하는 것은 어떨까.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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