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수산물 - 고등어 이야기

우리나라 연안에서 볼수있는 고등어는 두종으로 외관상 배쪽(무늬가 없는 은백색 부분)에 반점이 없는 고등어와 작은 반점이 밀집해 있는 망치고등어로 나눌수 있는데 ‘자산어보’에는 고등어를 ‘벽문어’, 망치고등어를 ‘배학어’로 구분해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두종을 구분하지 않고 고등어로 쓰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고등어의 모습이 칼을 닮았다고 해 고도어(古刀魚), 재물보에는 고도어(古道魚)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정한 이달의 수산물 고등어에 대해 알아보자. 지금까지 ‘이달의 수산물’ 연재를 담당했던 양석우 어촌지도사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수산관리과로 전근된 관계로 이번호부터 영광해양수산사무소 김재봉 기술담당이 연재를 맡게 됐다. 편집자주
고등어의 형태는 표층, 중층을 빠른 속도로 헤엄쳐 다니는 어종들 즉, 참치 새치 전갱이 방어와 함께 전형적인 방추형 체형을 갖고 있으며 약간 측편돼 있어 몸의 횡단면은 타원형을 띤다. 반면 망치고등어는 고등어에 비해 몸이 둥근편이어서 횡단면이 거의 원형에 가깝다.
옆줄위의 등쪽은 녹색이며 구불구불한 검은색 물결 무늬가 있고 배쪽은 무늬가 없으며 은빛 광택을 띤 흰색으로 빛난다. 이처럼 등이 푸르고 배가 흰 체색은 외양의 표층을 빠른 속도로 회유하는 어종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푸른 바다 표층에서 자신의 몸을 은닉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체색이라 할 수 있다.
입은 큰편이며 위아래 턱에 60여개씩의 작은 원추형 이빨이 있고 입속에도 작은 이빨들이 있다. 등지느러미가 2개이며 제2등지느러미, 뒷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는 5개의 토막지느러미(부기 : finlet)가 마주보고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등어의 비늘은 매우 작고 탈락하기 쉽지만 체측의 비늘수를 자세히 헤아려보면 201∼220장이며 망치고등어는 185∼195장으로 두종간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 크기는 고등어, 망치고등어 모두 40∼50cm급으로 성장한다.
이들 두종의 분포해역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 망치고등어는 고등어보다 더 따뜻한 물을 좋아하며 남방종이라 할 수 있으며 동해에선 남부 이남해역에서만 잡힌다. 고등어의 이동은 먹이와 해류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수온을 따라 이동이 시작된다. 고등어는 산란기인 5∼7월에 우리나라 근해로 몰려와 알을 낳는데 이시기가 주어기가 된다.
산란한 알은 지름이 0.9∼1.2mm이며 부성란으로 표층에 흩어져 떠다닌다. 한마리가 낳는 알수는 30∼45만개로 25℃전 후 수온하에서 수정후 약 50여 시간만에 부화한다. 갓 부화한 고등어 새끼는 3mm 전후 크기이며 눈 입 항문 등이 발달하지 않는 상태이다.
약 1cm 크기로 성장하다가 20∼25cm인 따뜻한 남쪽에서 월동을 하고 이듬해 봄에 다시 북상하기 시작한다. 고등어는 봄에 산란을 마치며 탐식성이 강해져서 새우, 곤쟁이와 요각류 등 부유성 갑각류와 멸치류와 같은 소형어류를 닥치는 대로 먹기 시작한다. 산에 나무들이 붉은색, 노랑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집히는 ‘가을 고등어’는 맛이 최고에 달한다.
영양성분은 계절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는데 국립수산과학원 성분 분석표(1989)에 의하면 살 100g 중에 단백질이 18.7g, 지질이 17.8g, 수분이 62.1g, 비타민A가 100 IU 비타민B₁ 이 0.18mg, B₂가 0.5mg, 식품열량이 235Kcal이다. 고등어는 주로 표층과 중층에서 서식하며 야행성이 강하고 빛에 잘 모이는데 특히 백색광을 좋아한다. 또 고등어는 떼를 지어 살아가는데 따뜻한 물과 찬물이 합치는 곳에 밀도 높게 서식한다.
고등어는 우리들의 식탁에서 조림 찌개 구이 등으로 인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대도시에서는 독특한 맛 때문에 연안에서 어획된 고등어를 살려서 생선회로도 인기가 있는 어종이다. 특히 에스키모인들은 동맥경화와 심장병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고등어 정어리 꽁치와 같은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등푸른생선 기름은 혈소판이 혈관벽에 붙는 것을 막아주고 혈관확장과 손상된 혈관회복을 시키는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서 최근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문화에 맞춰 일부지역 수협 및 수산유통회사에서 고등어를 가공 판매하고 있어 과거 흔한 어종에서 최근에는 대접받는 어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고등어 등 등푸른생선은 특유의 핵산과 EPA, DHA 등 몸에 유익한 지방산 때문에 심장질환예방효과 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모든 경우에 다 좋은 것은 아님을 알아야한다. 등푸른생선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며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 질환이 바로 통풍이다. 엄지발가락의 타는듯한 통증 등 독특한 관절통 증세를 나타내는 통풍은 관절내에 요산이란 물질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문제는 등푸른생선엔 요산의 바로 전단계 물질인 퓨린계열 단백질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통풍증상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풍환자는 등푸른 생선을 가급적 식단에서 배제하는 것이 요령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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