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홍농읍 양동하·김동분씨 부부
그러나 양동하·김동분 부부네 7남매는 그렇지 않다. 어느덧 손자손녀를 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남매들은 홍농읍 칠곡리에 자리한 옛 홍농남초등학교 건물에 어릴적 함께 자란 집과 같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남매들의 귀촌을 주도한 것은 7남매중 막내인 양동하(50)씨다. 그는 남매들과 생애 처음으로 떠나온 영광여행에서 귀촌을 결심했다.
양동하씨는 “영광으로 여행을 왔다가 홍농에 사는 사촌의 집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폐교를 처음 봤다”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온 가족이 장난말로 ‘폐교같은 건물을 구입해 7남매가 노후를 함께 보내자’고 했는데 서울로 돌아가자마자 폐교 소유자를 찾아가 1주일만에 건물 구입을 결정할 정도로 일사천리로 귀촌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굴삭기를 배워서 쓰레기를 치우는 등 운동장을 정돈하고 건물의 바닥타일 등도 우리들이 직접 붙였다”며 “집사람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을 따라 시골에 와서 고생을 하고 있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추억이 되살아나는 <남매가든>
이렇게 정비한 건물은 <남매가든>이라는 상호로 한쪽은 펜션, 한쪽은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의 구조는 그대로 살리면서 깔끔하게 정비한 내부건물은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편하게 쉬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7남매 가운데 4남매가 영광에서 거주하며 <남매가든>에 투자를 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부엌은 음식 솜씨가 좋아 서울에서 대형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했던 누이들이 맡았고 펜션 운영에 대한 거의 모든 부분은 양씨가 관리하고 있다. 닭이나 오리백숙 등의 요리가 맛있을 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150명이 숙박할 수 있고 넓은 운동장 등이 있어서 한번 다녀간 사람들은 단골이 돼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 사진에 담아
양씨는 귀촌하고 꼭 1년째가 되던 때 전에 다니던 직장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왔는데 약간 흔들리기도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뜻이다.
올해로 양동하·김동분씨 부부와 남매들이 홍농읍에 귀촌한지 3년째가 된다. 그는 지난 3년 동안의 희노애락을 모두 카메라로 기록했는데 이는 600여장의 사진에 빼곡하게 담겨 있다.
양씨는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시행착오나 경험담 등을 소개하고 이곳에서 잘살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며 “우리 <남매가든>도 더 많이 알려지고 자리잡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우리 7남매가 편안하고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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