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름을 ‘도철’이라고 지은지 100주년이 된 기쁨을 맞은 도철마을.
100년전 봄이 되면 마을 중앙 하천에 복숭아나무 꽃이 물위에 흘러내려 도천이라 부르다가 복숭아나무가 없어지면서 이제는 ‘도철’이라고 불린다는 마을의 경로당을 찾았다.
마을 이름을 딴 도철경로당은 2002년 건립돼 50여명의 회원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경로당에는 한낮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 흘리며 우리춤체조에 열심인 어르신들의 열정이 가득하다.
김미옥(66) 부녀회장은 “마을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서 대한노인회 전라남도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우리춤체조와 마사지, 요가 등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며 “우리 마을 이장과 우리춤체조 문현숙 강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우리춤체조 수업은 어르신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건강에 좋은께 하제. 우리 얼굴 안 좋소”라며 오히려 되묻는 한 어르신은 “한 시간씩 운동하니 몸도 좋고 이렇게들 만나서 웃고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더 없이 좋다”고 말한다.
우리춤체조 시간이 끝나자 준비한 수박이며 다과를 대접하는 부녀회장을 보고 어르신들은 “산 넘어서 멀리 사는데 경로당에 와서 식사도 대접해 주고 청소를 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저렇게 부지런한 부녀회장이 어디 또 있는가 알려주소”라고 칭찬했다.
다과시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멧돼지가 고구마를 다 파먹어”라며 “멧돼지 잡아먹으러 갈란게 천천히들 잡숫고 오셔”라고 서둘러 일어서는 한 무리의 어르신들 덕에 또 한바탕 신나게 웃는 어르신들은 함께 있는 사람마저 저절로 미소짓게 했다.
쌀, 보리농사가 주를 이루고 고추와 양파 등 밭작물이 풍부한 도철마을이 좋아 2009년에 무작정 귀농했다는 김두례 어르신은 비어있는 집을 개조해 남편과 손녀, 손자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 어르신은 “처음부터 농사를 잘하는 사람은 없다”며 “농촌에 인구가 없는 시점에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하는 귀농인들에게 정책적 여건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또 “내가 아닌 다른 귀농인들도 마을에 쉽게 적응할 수 없는 환경이 안타깝다”며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노력하는 귀농인들을 위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철마을은 올해 마을이름 개칭 100주년을 맞아 주민 70여명과 외빈 30여명이 참석하고 영광종합병원에서 의료봉사와 영광대교회 웃음치료강사를 초빙해 주민을 위한 잔치를 열었다.
마을 어르신들의 신나는 노래자랑이 열리는 등 다채로운 행사로 마을 전체가 즐거움으로 들썩이며 소중한 기억으로 남은 듯 어르신들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
도철경로당<군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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