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 이공연 원장 / 이한의원
10여년 전에는 중국 천안문광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기공을 연마하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었다. 동양에서 수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다양하게 유전돼 오던 양생법들이 최근에 이르러 몇개로 집대성돼 기공의 형태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필경 그것이 신체를 보존하고 건강을 도모하며 마음을 닦고자 함이라면 현대인의 건강과 의식구조에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음의 반증이 아닐까? 21세기 의학을 친인간적이고 친환경적인 의학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 반인간적이고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는 건강관련 지식이나 시혜적 의술에서 과연 미래의 인류건강을 담보할 수 있을까? 동양의학의 정수가 담겨있는 동의보감은 양생법에 대한 언급으로부터 시작된다.
‘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라는 말이 있지만, 인체를 보호해 무병장수 불로장생코자 하는 양생에 대한 관심은 지금이나 예나 별반 다를 것 없다. 다름이 있다면 인간성 고양과 도덕적 수련이 우선이라는 점에서 현대의 무병지상주의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선인들은 무슨일이든 시작전에 옷깃을 여미고 신체를 바르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기를 주의했으며 하다못해 호흡이라도 조절해 시작이라는 획을 먼저 그었다.
몸과 마음이 손상되기 전에 항상 신체를 보양하고 사려를 안정시켜 심신을 부드럽게 함으로써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려 했던 것이다. 기공이란 바꿔말하면 수련을 말하는데 마음을 닦고 몸을 연마하는 수련법이다. 현대의학이나 일반 운동같이 신체만을 단련해 건강코자함이 아니다. 어떤 질병에 어떤 치료라는 단선적인 관계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더 소중한 것을 얻고자 그보다 덜한 것이 무시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착한마음을 한번 일으키면 심신이 편해지듯이 심성(心性)과 명(命)을 동시에 닦아가는 고차원적인 심신수련법이다. 수천년의 경험이 누적돼 보편화된 기기(氣機)를 단련함으로서 친인간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친우주적(親宇宙的)인 양생법이 기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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