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하는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
이웃과 함께 하는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
  • 영광21
  • 승인 2014.07.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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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사2리 경로당<영광읍>

“날도 뜨겁고 바쁠텐데 우리 마을에 찾아와 줘서 고맙네.”
짙게 패인 주름과 뜨거운 햇볕에 그을린 얼굴의 어르신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영광읍 녹사2리경로당.
1983년 초 군서면에서 영광읍으로 편입된 녹사2리는 도양, 대장, 월곡, 조정 등 4개의 마을로 구성됐으며 논과 밭에 벼와 고추, 깨 등을 심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녹사2리 마을은 다른 농촌마을과 달리 영광읍 중심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고 마을 입구에 자리 잡은 키 큰 소나무로 인해 쾌적한 전원환경이 사방에 널려 있어 인상 깊다.
이곳에 자리한 녹사2리경로당은 회원들이 평소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하고 정보를 나누고 있는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넘치는 풍요로움은 없지만 큰 부족함없이 이웃과 함께 하며 살아가고 있제”라며 “경로당에 나오면 회원들이 읍내에 나가 장을 봐서 음식을 장만해. 여기서 회원들끼리 밥도 해먹고 몸이 뻐근할 때면 안마기에서 안마도 받고 앞다퉈 노래도 멋들어지게 부르고 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어르신들.
또 “대부분이 70대 이상인 회원들이 어릴 적부터 구부려 앉아 농사일만 했더니 무릎이고 허리가 아파서 여행을 잘 못다닌다”고 지난 시절을 회고한다.

한 어르신은 “같이 점심 먹은 지산댁이 안보이네”라며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한다니 무서워서 내뺀 사람 있구마잉. 저 찌끔한 바늘이 뭐가 무섭다고 내뺏을까잉”이라고 웃었다.
유난히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뜨인 한 어르신은 92세로 마을에서 제일 연장자다.
“마을에서 제일 정정하고 귀도 안 먹었어. 타고 난 복이제”라고 말하는 어르신들은 등을 기대고 뻗은 다리를 접으며 자세를 바르게 잡게 하는 ‘정정한 언니’라고 지칭한다.

“이제는 나이 들어서 농사일이 힘에 부쳐 놓고 싶지만 못 놓것어. 자식들이 한번씩 올 때마다 차로 하나씩 바리바리 챙겨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로 하는 것이제”라며 “가을되면 바빠지니까 지금처럼 잠깐 한가할 때 잘 쉬어야 해”라고 말하는 한 어르신.
“아이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살기 좋은 농촌으로 거듭나 젊은이들이 내려와서 우리들과 함께 서로 의지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한다.
“우리가 이제 무엇을 더 바랄게 있겠어. 회원들 자녀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주민 모두가 건강하고 편안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소망을 밝히는 이곳 어르신들 모두가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