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까지 좋은 어르신 쉼터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까지 좋은 어르신 쉼터
  • 영광21
  • 승인 2014.07.3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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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금경로당<대마면>

“길을 못 찾는당가 왜 이렇게 안와. 기다리다가 10명이나 가브렀어~ 빨리와.”
진정옥 이장의 전화에 마음이 바빠졌다. 대마면소재지를 한참 지나 도착한 대마면 성산1리 평금마을.
마을 가운데 위치한 시정에는 40여명의 어르신들은 모여 이야기꽃이 한창이다.

“아이고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네”라며 싱글벙글 웃음을 머금은 어르신들의 환영이 정겹다.
47명의 회원들이 이용하고 있는 평금경로당(회장 신태섭)은 지난 1998년 건립돼 이웃과 나누는 인정이 그대로 남아 어르신들의 만남의 장이고 시원한 쉼터가 되고 있다.

“우리 마을은 무엇이든 1등이여. 그래서 경로당도 주변마을에서 제일 먼저 지었제”라며 마을의 단합을 자랑하는 어르신들은 “지금은 사람들이 하늘나라로 많이 떠나 얼마 안되지만 예전에는 100여 가구가 모여 살며 퇴비증산은 물론이고 무엇이든지 마을에 일이 주어지면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 모범마을로 주변에 정평이 나있다”고 자긍심을 밝혔다.

벼농사가 중심인 이곳 평금마을은 현재 50가구 7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여자 어르신들중 85세 이상이 17명이나 돼 장수마을임을 자랑한다.
신태섭(72) 회장은 “우리 마을은 옛 전통이 살아있는 마을로 300년전부터 당산제를 지내오다 점차적인 사회의 변화로 지금은 당산제는 지내지 않고 있지만 당산나무는 그대로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다”며 “자손이 없어 자신의 모든 전답을 희사하고 제사를 지내 줄 것을 유언한 큰 벼슬을 지냈던 부자의 뜻에 따라 수백년전부터 음력 3월 그믐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마을의 전통을 설명했다.

또 “구전으로 내려와 정확한 이름은 알지 못하지만 그가 남겨준 재산으로 우리가 농사를 짓고 있으니 풍요롭게 살 수 있게 도와준 그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다른 마을과 다르게 어르신들의 모습이 유난히 밝은 이곳 평금마을은 와탄천 상류로 1급수에서만 나온다는 민물가재, 다슬기, 재첩, 버들치 등이 살고 있어 그만큼 오염이 되지 않는 청정지역임을 과시하고 있다.

“노인회장과 이장, 총무가 똘똘 뭉쳐 단합이 잘된다”며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우리마을에서 한번 살아볼란가”라고 말하는 어르신들에게도 한가지 바람은 있다.
“우리 시정은 나무가 수입산이라 물만 닿으면 썩어. 행정관청에 시정조치 부탁했는데 더 급한 곳이 있다고 거절했지 뭐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으면 더 바랄 것이 없어.”
조윤서 기자 yg21n@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