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더 배우고 같이 웃는 행복한 시간”
“아이들에게 더 배우고 같이 웃는 행복한 시간”
  • 영광21
  • 승인 2014.08.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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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화 홍농초돌봄교실 교사

여성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느끼는 공통된 생각은 아이를 맡기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최근 맞벌이부부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다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를 학교에 맡기고 각자 일터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을 대신해 방과후 부모가 돼 주는 홍농초돌봄교실 유은화(42) 교사. 대가족사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등이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줬다면 핵가족사회에서 이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법성면이 고향으로 결혼 전 군청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했던 그녀는 결혼 후에는 홍농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1남1녀를 키우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유은화씨는 “틈틈이 시간을 내 야간에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 육아와 집안일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하긴 했지만 자신만 바라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유씨는 홍농읍사무소에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무업무를 보면서 한계를 느끼던 차에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의 격려와 지지로 2010년 9월부터 남매가 다니던 홍농초등학교에서 초등돌봄교실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보육교사와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며 실습할 때 잠시 접했던 분야지만 과연 잘할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주위에서‘아이들을 예뻐하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줘서 시작하게 됐다”고 시작하게 된 동기를 알려준다.

돌봄교실에 오는 아이들은 길을 잃어버릴까 걱정되는 초등 1·2학년 20여명이다. 내년부터는 3·4학년도 의무적으로 돌보게 된다. 앞으로 고학년까지 돌보게 될 때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는 유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고학년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엄마를 대신해서 아이들과 공감을 나누는 대화를 해주고 싶다”며 앞으로 맞이할 아이들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유씨는 2시부터 5시까지 방과후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저학년 아이들이 조잘댈 때 엄마를 대신해 화가 난 아이들에겐 다독거려주고 심리적인 지지를 해주며 사각시간대를 채워 준다.
그녀는 “아이들이 가고 나면 힘이 쭈~욱 빠지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동안은 모든 것을 잊게 되고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제 건강에도 최고다”고 돌봄교실 교사로서의 보람을 말한다.
아이들을 지켜보며 그녀가 느낀 점은 아이들이 씩씩한 것 같아 보여도 항상 부모의 관심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와의 대화가 지금 과연 우리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전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박은희 기자 blesstoi@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