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떠나는 나들이는 언제나 즐겁다.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아침, 엄마는 바쁘다. 음식은 물론 이것저것 챙기고 단속하느라 정신이 없다.
휴대폰을 깜빡해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엄마를 위해 아이는 엘리베이터를 잡고 기다린다. 미리 계산대에 줄 서서 엄마가 물건을 골라 오기를 기다리고 아빠는 고속도로에서 불법 U턴과 과속을 하며 달린다.

가족을 태우는 고속도로에서 운전까지 하며 달리는 아빠의 모습은 여유롭다.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표지를 무시하고 풀밭에 앉아 맛있는 도시락을 먹는다. 드디어 도착한 미술관에서도 ‘사진 찍지 말라’는 표지가 있음에도 가족은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다. 늦은 저녁 얼른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에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들어간다.

가족을 따라가는 시선에 반전이 숨어있어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 무심히 저지르는 행동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부끄러운 행동을 기억하고 배운다. 이기적인 행복을 착각하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선아<동화 구연가>